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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웅덩이에 삽을 씻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316회 작성일 22-12-03 15:46

본문

찬바람 애이고
어둠이 덜 가신 새벽 축항에서
여객선에 올라
고향을 떠난지 어언,
초로의 나이가 되어
본가로 돌아왔다.


풀이 무성해진
주인없는 빈집엔
적막함이 배어 있었지만
낯설지 않는 포근함이
감겨왔다.


잡초을 걷어내고
주변을 정리해도
누울 공간은 아직 아득하다.
수목으로 덮인 전답을
개간하고 산책길을 개통해
유실수와 야생화을 심었다.


밭웃목,
산벚 고목나무아래
전망대를 조성하고
저문 바다를 바라보며
물 웅덩이에 삽을 씻는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산벗나무님 반갑습니다
저도 귀향선에 오를 예정인데
많이 가르쳐주세요~^^^

<span class="guest">금오소년</span>님의 댓글

금오소년 작성일

쓸쓸한 내음이 물씬 풍기는 깊이있는 글이네요.
이글을 읽고있응께
두보의 <등고>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風急天高猿嘯哀 바람이 빠르며 하늘이 높고 원숭이 휘파람이 슬프니,
渚淸沙白鳥飛廻 물가가 맑고 모래 흰 곳에 새가 날아 돌아오는구나.
無邊落木蕭蕭下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우수수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 다함이 없는 긴 강은 넘심넘실 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 만 리에 가을을 슬퍼하여 늘 나그네가 되니,
百年多病獨登臺 한평생 많은 병에 혼자 높은 대에 오르도다.
艱難苦恨繁霜鬢 온갖 고통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가 많음을 심히 슬퍼하니,
潦倒新停濁酒杯 늙고 초췌함에 흐린 술 담긴 잔을 새로 멈추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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