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열도 비렁길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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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풋감 앞에서.



      칠월의 비 오는 거리를 걷다가
      낡은 자동차 바퀴 옆에 떨어진
      풋감을 본다.

      어느 해였던가.
      하얗게 뒤집힌 바다가 하늘로 흩어져
      온 섬을 뒤덮다 가던 날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한가로이 놀던 별 무리가 있었지.

      그 별이 하나 둘 지고 난 우리 집 뒤란엔
      여러 날 월담에 실패했던
      친구네 풋감들이 떨어져 있었지.

      떫은 맛이 사라질 때까지 풋감은
      항아리를 가득 채운 물속에다
      우리고 또 우려야 했지만
      얼마든지 견딜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알던 많은 것들을 잊은지 오래인데
      칠월의 풋감을 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맑은 하늘 아래 말라버린 세상은
      그리운 시간들도 우려낸 것일까 아파하며
      한참을 서 있었다.



      글,사진/이종희



2009년 06월 07일 22시 50분에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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