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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자배기
먹거리가 넉넉하지 않던 내 어린시절에
꽃피고 봄이오면
먹거리를 찾아 산나물을 뜯으러
솔고지를 자주갔습니다

구부린 허리에 달랑 나무막대기 하나 의지하시고
숨이 턱에 까지 차지만
울엄니는 삶을 육자배기에 풀어 놓으십니다
산새 소리와 어우러진 엄니의 육자배기는
구성 지면서도 참 슬프다고 생각 했습니다

새벽이 열리기도 전
눈을 부비는 어린딸을 앞세워 솔고지를 오르신 엄니는
잎을 살짝펴서 별처럼 열어놓은 취나물 , 가시사이로 새싹이난 두릅
반질반질 윤이난 참나물, 통통한 고사리......
이름모를 푸른 잎들이 바구니에 가득 담기면
엄니는 허리를 펴십니다
모녀는 일출의 신비와 기운을 마시며 산을 내려옵니다

엄니의 삶을 그 때는 감히 상상을 못했습니다
구성진 육자배기가 슬프다는 것 정도 밖에
어린나이에 엄니가 가자 하시면
어디든 동행 하는것이 효 인줄 알고
그림자 처럼 따라 다녔습니다
육자배기의 속내를 알지 못 한채......

내나이 이제 불혹을 넘기고 보니
울엄니의 육자배기의 가락을 알것 같습니다
구남매의 맏이로 , 칠남매를 두셨는데
그것도 아들하나 얻으실려고
대책없이 세상에 여식만 여섯에다 아들하나 내 보낸 죄로
그 곱던 얼굴에 골이 자꾸만 깊어집니다

다가오는 한가위에도 울엄니는 그 곳에 가십니다
솔고지를 오르며 산새를 벗삼아
도시의 답답함을 육자배기에 담으실 것입니다
그동안의 궂은 일 다 풀어 놓으시고
건강하고 좋은일만 있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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