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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적에




“어릴 때 다니던 길가 교회 나 지금 기억 합니다” ...

난 어렸을 때부터 우학리교회를 다녔다. 교회와 집과 거리가 약간 멀었는데. 여섯 살 때 쯤 되어 형님들 손에 이끌리어 거름걸이도 힘겹게 교회에 유치반에 들어갔다. 처음 교회 갔던 그날 유치반에서 교회근처에 사는 또래의 애들이 가운데 손가락을 뾰족하게 세우는 주먹을 쥐고 “너 예배당서 까불면, 죽어”하며 바짝 내 코앞에 주먹을 내밀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유년부와 초등부에 있는 누나와 형들을 쳐다보면 형들은 무었을 하는지 날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중에 한 아이는 교회에 종을 치는 관리집사 아들이고 다른 아이는 장로아들 이었다.
나는 그 장로가 교회에서 최고 높은 줄 알았고 종치는 관리집사는 그 다음이다, 생각하고 항상 장로아들과 종치는 관리집사 아들이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유치부를 지나 초등부 까지도 이들의 뾰족한 주먹은 언제나 내 코앞에서 멈추었다. 주님의 보호하심으로 그 무서운 주먹과 연약한 내 코가 충돌하는 사건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이때 쯤 주일학교에서 철없는 우리들은 교회에서 목사가 높다 , 안장로가 높다, 어협조합서기를 하는 김장로가 높다, 교회에 직분에 대한 서열에 대해서 언쟁을 하곤 했다. 집에 가서 형들에게 물어보았다....큰형은 장로교회에서 장로가 가장 높고 감리교회는 목사가 높고 교파마다 다르다는 그럴듯한 논리를 폈고, 작은 형은 장로교회지만 목사가 높다고 했다. 그럴 때 마다 큰형은 장로교회선 장로가 가장 높다는 말이 내겐 더 설득력이 있었다. 장로교회니깐,.... 이런 생각 땜 시,......장로가 목사보다 높은 줄 알았다. 나도 나중에 커서 장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반세기가 흘러서 이루어 졌다.

그 때 쯤 언제나 나를 만나면 언제나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그 자상한 목사님이 [에큐메니칼] 때문에 모장로에게 쫓겨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왜? 그 좋은 목사님은 [에큐메니칼]을 가지고 있다가 모장로에게 들켜 쫓겨나게 되었을까? 하는 내 어릴 적 가슴을 아프게 하는 사건이 있어서 나를 기도하게 했다. 다행히 우학리교회가 에큐메니칼이 아닌, 합동으로 남아서 그 사건은 목사님이 쫓겨나지 않고 마무리되었다.

교회서열 언쟁이 시들하면 다시 세상서열 언쟁으로 이어졌다. 면장이 높다, 지서 주임이 높다, 조합장이 높다, 교장선생이 높다, 언쟁 때마다 나는 헌병이 제일 높다고 우겼다. 6.25전쟁 휴전 후 몇 년이지나 우리 외삼촌이 육군 헌병이었는데, 마을에 있는 지서에 가서 순경들과 시비가 벌어졌다. 외삼촌이 권총을 뽑아서 공포를 한방 쏘았는데 순경들이 혼비백산 도망을 갔다. 그래서 나는 헌병인 우리 외삼촌이 제일 높은 줄 알았고 좁은 동네에서 그 사건을 잘 아는 애들 앞에서 우리외삼촌의 객기를 들먹이며 헌병이 가장 높다는, 나의 주장에 또래 아이들은 이의를 제기 하지 않았다.
교회에서 장로아들과 관리집사 아들이 나를 괴롭힐 때 마다, 외삼촌 헌병이 흰바가지모자 쓰고, 권총차고 바지에 찌렁 찌렁 링소리 내는 쫙- 다린 헌병복장으로 교회에 오셔서 장로아들과 관리집사아들 앞에서 권총 한방 쏴주길 바랬으나, 외삼촌은 교회 올 때면 언제나 빛바랜 삼배남방에 후줄근한 낡은 잠뱅이 차림으로 교회에 와서 나를 실망 시키곤 했다.

우리또래에 교회나 사회에 서열 메김 다툼은 그 당시 처음 나왔던 계급 딱지놀이 영향 때문이기도 했다. 조그마한 딱지에 군대계급장을 단 모자를 쓴 군인이 그려져 있었고, 서로가 마주보고 무작위로 카드를 뽑아 딱지를 내밀면 대위가 중위에게 이기고 소령에게는 졌다. 계급 높은 딱지가 낮은 딱지를 빼앗아 내 것으로 만드는 그런 딱지놀이다.
어떤 때는 딱지놀이를 하다가 또 다른 언쟁으로 번졌다..태권도 3단과 유도 3단이 맞장 뜨면 태권도가 이긴다.“ 유도가 이긴다”. “권투 원 펀치면 모두 KO다”. 합기도가 더 쎄다. 당수가 쎄다. 또 어떤 애는 개당수가 더 쎄다고 우겼다...개당수란게 “있다” “없다” 서로 우기다가. 진짜 싸움을 하기도 했다.

어릴적 공부는 그저 형식적이었다. 중학교진학의 결정이 공부의 우열이 아니라, 집안형편이 결정지었다.. 그런 의식의 작용으로 공부 할 때면 진지한 공부보다는 책을 펴서 헛 장난을 많이 했다. 주로 사회책이 주 전공과목이다. 산수나 국어는 별로 사람이 그려지지 않아 사람그림이 많은 [사회생활]을 펼쳐 그 페지에 그려진 사람의 숫자대로 팔뚝을 때리곤 했다. 눈을 감고도 어느 책장에 몇 명이 그려져 있는지 알았다.
이러 어수선한 내 어릴적 생활과 신앙속에서 예수님께서 로마병정에게 잡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다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사를 들을 땐 눈물을 한없이 흘렸고, 복수를 다짐하면서 작장패고 남은 희나리를 주어 나무칼을 만들어 로마군인과 사이버전쟁을 하곤 했다.

전란 후 전란과 같은 나의 삶은, 내가 어릴 때 다니던 그 정겨웠던 진흙시골길 교회에서 발걸음은 내가 이 삭막한 도시로 옮겨 와서 시작되었다. 어릴 때 친구들과 즐겨했던 계급딱지놀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실화되었고, 교회 서열 메김의 언쟁이 도시교회 신앙생활에 재현하게 되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이다.
객지에서 직장생활은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숙명적인 꼬리표를 달고 내 나라에서 또 다른 이방인이 되어 낮은 계급장만 수두룩한 내 딱지를 빼곤 또 뺏다. 손목이 시리도록 뺀 딱지싸움의 결과는 별 이렇다 할 명함 한줄 새겨 넣지 못하는 미관말직 지방서기관으로 마감을 했다.

이렇게 도시교회의 신앙생활도 어릴적 언쟁의 연상선에 불과한 부끄러움만 평신도가 오를 수 있는 장로가 되었으나 부끄러움만 가득하다. 어릴적 사회책을 부지런히 넘겨 팔뚝 맞기시작으로 한 사회과목의 전공으로 12년 전부터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된 것은 억지로 말맞추기를 했다 해도, 별 서운한 생각은 없다.
살아온 날들이 남은 날보다 훨씬 많아서 다시 삶을 복기[復棋]한다면 고향을 떠나지 않고
겨울엔 고구마 삶아먹고 여름에 보리밥에 된장, 풋고추,...철따라 잡히는 청정해역의 고기와 해산물을 마음껏 먹고,..그렇게 삶을 살았을 텐데,....“그 좋은 환상의 섬을 탈출하여 이렇게 조국안의 이방인이 되었는지 나도 모른다.

몇 년 전 고향을 갔다....내가 울면서 넘었던 안진개 몬당엔 잡초만 무성했고 고향친구들은 어디로 갔는지 온 동네 여름밤은 풀벌레소리만 가득했다...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끔 서울에서 치루는 고향사람들 자녀 결혼예식장에 어릴적 친구들의 모습은 이제 도시생활에 찌든 할배가 되어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내모습도 그들의 모습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고단한 나그네의 길에서 항상 그리워하며 언젠가는 되돌아가야 하는 어머니의 품 같은 내 고향이 있다. 어릴적 고향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불렀던 올드블랙죠가 노랫말이 눈시울을 적신다...그래도 난 행복하다. 돌아갈 내 고향 환상의 섬, “금오도” 가 있기에.....

그리운 날 옛날은 지나가고
들에 놀던 동무 간곳없으니
이 세상에 낙원은 어디-뇨
블랙죠 널 부르는 소리 슬퍼서
나 홀로 머리를 숙이고서 가노니
블랙죠 널 부르는 소리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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