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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같은 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을 땐
잠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백치 같은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에서 놓여 날 때
다시 또
생각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리

* 오늘은 시인의 ‘백치 같은 시간’이라는 표현에
주목했습니다. 때론 무엇인가 심오한 사고를 해서
과업을 이루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수록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추진해야합니다. 그러나
일의 속성상 상황은 대부분 그 반대로 흘러갑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의 과정은 더디고 시간은 화살처럼
흐르는 것 같이 느껴지니까요.

  휴식이 필요한 줄 알면서도 그렇지 못한 것은 한 번
중단하면 다시 시작하기가 여간 힘들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간혹 그런 휴식 없는 시간이 누적되면 분명히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오히려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경우를 경험합니다.

저는 제목이 없는 오늘의 시를 읽다가 백치 같은
시간이라는 표현을 접하고 잠시 생각을 멈추는 일을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이전에도
시인은 새로운 낱말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말에 수긍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잘 아는 사람이 시를
쓰고 이렇게 감탄해 마지않을 만한 낱말을 쓴 것을 직접
활용하고 있으니 저는 지금 얼마나 행복한 사람입니까.
행복은 생활 속에서 바라는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그것과 어우러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도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다분히 좋은 의미를 지닌
표현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백치 같은 시간’을 잘 활용함으로써
생활의 활력소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떠오르지 않는
묘안들을 억지로 이끌어내려는 소모적인 정열과 시간들을
'백치 같은 시간'에 대입시키며 살아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게 활용하다보면 우리가 벌어들이는 시간과 노력의
결과는 오늘의 그림, 빈 논에 핀 ‘냉이무리’보다 더한
소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행복한 순간도 꽤 많았을 터이지만 우린 그걸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 같지 않습니까? 언제나 불행한
것 같고 고난은 언제나 자신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심하는 것보다 도중에 ‘백치 같은 시간’을 활용하면
'생각에서 놓여 날 때 다시 또 생각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늘 '백치 같은 시간'이라는 표현을
접한 저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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