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열도 비렁길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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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일터 금오도
김옥석  2009-03-25 08:56:41, 조회 : 15,030, 추천 :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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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신혼시절 전북 임실에 있는 섬진강 댐 현장에서, 그 다음은 팔당댐으로 자리를 옮겨 한전에서 감독생활을 하다가 옷을 바꿔 입고 시공사의 현장소장으로 준공을 하고 경북 영천에 있는 영천댐 현장소장으로, 주로 댐 현장에서 일할 기회가 많아서 자칭 타칭 댐 전문가(?)가 되었다.

  내가 금오도에 새로운 일자리를 가지게 된 연유는 우연한 기회에 댐 전문가를 찾다보니 하찮은 내가 거기에 걸맞았던지 선택이 되어 (주)도화종합기술공사에 몸을 담고 여기 섬 주민들을 위한 상수도용 댐을 축조하는 일의 책임감리를 하게되었기 때문이다. 댐의 높이가 약 40m, 길이 약 200m 의 중규모 정도의 Fill Type Dam이다. 계획은 약 2년간 머물 예정이나 정부예산에 의해 주재기간이 정해 질 것이기에 단정할 수 는 없다.

[img1]

  섬이라 바다가 바로 옆에 있고, 옹기종기 산도 여러군데 솟아 있으며 해상국립공원이라 환경보전이 잘 되어 있어서 나의 건강을 관리하기에는 참 좋은 섬이다.

  이 곳은 전라남도 여수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남쪽으로 약 한시간 정도의 거리에 어머니 격인 돌산섬의 앞바다에 자식같은 섬들이 옹기종기 무리지어 잇는데 다도해 가운데 큰아들 뻘쯤 되는 어깨 넓다란 섬이 있다. 여수 돌산섬 앞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섬이 자라처럼 생겼다고 해서 금오도라 불린다. 돌산섬에서 빤히 건너다 보이는 가까운 거리지만 바람 거세고 물결 헝클어지면 머물던 길손은 물론이려니와 주민들까지도 발이 묶이고 마는 섬이다. 금오도는 주변섬에 비해 넓은 면적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으나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은 100여년 남짓 된다. 맑은 물과 땔감이 풍부한 천혜의 주거지였는데도 인적이 드물다.  

   이 섬은 이조시대 왕실의 사슴을 키우던 곳으로 오랜 동안 섬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시킨 봉도(封島)지역이었다. 결국 관에서 파견된 포수와 관리들만이 섬에 들 수 있었고, 민간인들은 접근이 금지되었던 곳이다. 하지만 일부지역에서 폐총등 유물이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신석기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왔던 곳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봉도(封島)시절에도 몰래 들어와 살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추측할 뿐이다.

   금오도에 본격적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은 것은 1885년(고종22년) 허민령(許民令)이 내리고 나서부터 라고 한다. 섬이 민간에 개방된데는 당시 이곳 심장리 심포마을에 귀양살이를 왔던 이주회(李周會, 혹은 이풍년)란 사람의 주청이 있었다는 설과 경복궁을 중건할 때 이곳 나무를 수백주 베어낸 뒤 태풍으로 섬이
황폐화되자 허민령이 내렸다는 두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허민령(許民令)이 내린 시기 전후 사정을 보면 적어도 이 섬은 수림상이 아주 뛰어났던 곳이었음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 거목(巨木)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나마 직포라는 마을에 보호수로 지정된 30여 그루의 200년 묵은 해송(海松)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산록에 가득한 동백나무 군락이 얼마나 짙고 깊은지 감히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정도다. 인적 없는 이런 숲길은 대낮에도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그늘이 짙다.  

   이 섬의 면적은 약 42㎢, 살고있는 주민은 약 2,600여명, 행정적으로 14개 里가 있다. 1896년 돌산군 금오면으로 되었다가 1914년 여수군 남면으로 개칭,
다시 1949년 여천군에 편입, 1998년 4월1일부로 여수시로 통합이 되면서 여수시 남면으로 행정구역 변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 사람들이 상륙해서 산비탈에 화전을 가꿔 농사를 지었던 것 같고, 지금은 젊은이들이 밖으로 나가고 없어 군데군데 억새풀만이 무성하게 자란 폐 농지가 많아 오히려 이곳에 젊은 신혼여행자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는 곳이 되어 진다면 한층 좋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텔레비젼이 제대로 수신이 되질 않고, 신문도 정상적으로 배달이 안되어 여객선편으로 각 신문사에서 몇 부씩 배려(?)해 주는 것으로 서로 나눠들 보며 만족(?)해야 하는 곳, 라디오 채널의 선택권 없이 다행히 잘 들리는 것으로 잠시 잠깐 듣다가 전파가 이내 짜증을 부리면 그냥 다른 데로 돌리다가 꺼 버려야 하는 그런 곳이니 아예 문화 따위의 사치스런 생각은 않는 편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이곳 섬의 산이라야 높이가 기껏 300여 미터 정도이나 워낙 사람들의 행보가 없어 산길이 없어지고 보니 등산하기는 어렵고 이골짝 저골짝 골짜기마다 형성된 부락 탐방이 유일한 산책이며,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서 초포(初浦)라는 포구까지 왕복 약4㎞의 산책코스도 바닷바람의 향을 맛볼 수 있어서 또한 좋다.

  처음 이섬에 사람이 상륙했을 때 육지에서 논 한빼미 없이 겨우 농사 품팔이나 하다가 배를 타고 건너와 내 땅에 내 농사를 지어 보겠다고 가난에 한맺힌 백성들이 찾아와 일부는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고 일부는 열심히 화전을 갈아 농사지어 먹고살게 된 것이 어언 100여년의 세월! 그네들에겐 내 땅(비록 郡有地이지만)에 농사지어 살다가 텔레비젼의 덕택(?)으로 세상물정을 전해 보면서 돈 벌러 젊은이들이 육지로 다 나가고 지금은 노인들만이 근근히 집과 텃밭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노인천국(老人天國)이 아닌 노인천국(老人賤國)이 되어 버렸다.  

   금오도를 올려면 여수 여객터미널에서 하루 세차례 운항하는 두둥실호의 쾌속 여객선을 타거나 또 철선(신광페리호)을 이용하면 승용차를 싣고 섬에 들어갈 수 있다. 꼭 차를 이용해야할 정도로 큰 섬은 아니지만 이곳 저곳 돌아다니려면 아무래도 자가용차가 있는 것이 편리하다.
철선(신광페리호)은 내 일터가 있는 우학리까지 가는데 1시간30분정도 걸리지만 답답한 선설에 갇혀서 50분간 운항하는 쾌속 여객선 두둥실호 보다 갑판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철선이 더 어울리는 법이다.  

   뱃전에 불어대는 남해 바다의 설램을 느끼면서 섬으로 향하는 길은 보통사람들의 삶 속을 소요하는 짧은 유람이다. 햇살에 그을린 건강한 어부의 검게 탄 낯빛과 섬 아낙의 단단히 여며맨 보통이 속에는 꼭꼭 꾸린 생활의 고달픔이 흘러 넘친다. 흔들흔들 뙤약볕을 베고 누운 무료함도 잠깐, 여수를 떠나 1시간이면 금오도의 첫 기착지인 여천에 닿는다. 그리고 남면 소재지인 우학리로 향한다.  

   금오도의 첫 인상은 세상과 격리된 무진장의 한가로움이다. 썰렁하기 그지없는 방파제 위에는 배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과 마을버스가 정물화처럼 고요하게 놓여 있다고 해야 옳다. 천혜의 포구 우학리의 모습은 복잡한 여수항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승용차를 주차하면서 자물쇠로 문을 잠그면 경을 친다. 도둑이 없다는 얘기인가?

   이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직원이 진돗개 두마리를 지극정성으로 기르고있다. 새벽 산책길에 금돌이와 은돌이를 앞장세워 간다. 혼자 이놈들을 데리고
다닐적엔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외로움, 아니 고독한 생활의 공간을 메워주는 아주 훌륭한 친구가 되기도 하기에 나도 어느새 그놈들과 친해 졌으나 정성이 모자란 때문인지 주인이 부르면 어느새 주인 따라가 버린다. 그러면 나는 다시 혼자임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황혼길에 접어든 노령의 고독함일까? 벌써?  

  그리고 가끔 아침에 산책 다니는 초포의 방파제에 나가서 낚시를 던지면 싱싱한 횟감이 걸려들어 나를 즐겁게 해 준다.
또 산에는 꿩이 많아 포수에게 아첨(?) 한번 떨면 꿩 요리도 즐길 수 있어 좋다.

[img2]

   여기서 열심히 주님께 기도하며 또 부지런히 산책하면서 좋은 공기 마시며 자연에 도취하여 좋은 건강을 유지하여 나에게 맡겨진 금오도 상수도공사를 주어진 기간 안에 좋은 품질로 나의 네번째 댐 작품을 이 세상에 남겨두고 조용히 은퇴하련다.  
봄에는 지천으로 솟아나는 산나물과 벗삼고, 가을에 열매를 맺기 위해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로 벌 나비들을 유혹하는 수많은 꽃들을 벗삼아 시끄럽고 골치아픈 세상과 당분간 칸막이 해 놓고 . 그리고 지나온 내 인생을 반추하면서 반성도 해 보련다. 기독교 신자가 90%라는 이 섬에서 주일이면 꼭 교회를 찾아가 주님께 예배드리고, 지는 해에 미움 씻고, 뜨는 해에 사랑담아 예수 사랑하며 살련다.


여수 앞바다 섬 금오도에서 김 옥 석
☎061-664-9377, 016-344-6733

2001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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