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열도 비렁길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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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팽이굴
미리  2009-07-07 23:40:07, 조회 : 8,352, 추천 :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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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
오래 전 종선이 있어야만 여객선에서 연도 선착장에 내릴 수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포구안 오솔길을 한참을 걸으면 아름다운 연도마을이 고즈넉히 앉아서 나를 바라보곤 했지요
그 눈길을 외면하고 필봉 산 허리를 돌아드면
아담한 개구석에 자리잡은 떡개 마을이 남서쪽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고요 거기 작은 바가지 우물물 하나가득
목축이고 필봉 산 옆구리를 휘돌아들면 하얀 옷을 입은 등대님이
간만에 찾아든 인적에 반겨 맞아 주곤 했답니다
등대뒷동산에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아무도 보는이 없는 데
수줍은듯 피어 있고요 하도 예뻐 꺽어다 벗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도
가는 동안 시들까봐 차마 꺽지 못하고 그냥 두고 지납니다
쏨팽이굴이 저도 보고 가라 손짓하지만
내 날개 있어 날수도 없고 낙화암의 삼천 궁녀처럼 절벽아래
뛰어 내릴 수도 없으니 어이 보고 가겠는가
다음에 올때는 필히 배를 타고 와서 그대도 보고 감세
지금 가면 언제너를 다시 볼지 기약없는 발길을 돌리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이별 하였답니다.

그로부터 5년후 드디어 쏨팽이굴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오직 쏨팽이굴 너를 만난다는 희열에 일행에 섞여
거친 파도를 헤치며 나가는 배에 몸을 실었었지요.

[img2]
검은 입을 쩌억 벌리고 나를 기다리는 너
주위의 기암 괴석에 새겨진 갖가지 천연 문양
바위 위에 가까스로 의지하고 서 있는 등대의
모습은 바다에서 바라보니 더 쓸쓸해 보이지만
그 아름다움은 무엇에 비유 할 수 없었답니다.
굴의 입속으로 천천히 배가 미끄러져 들어가니
점점 식도 쪽으로 향하며 좁아져 더이상
이물질인 배를 받아주지 않더군요
으시시한게 한여름인데도 몸이 떨리더군요
또다른 마음은 그 좁은 식도를 따라 끝까지 들어 가
보고 싶은 욕망이었답니다

여러분 연도 (소리도) 등대 보러 안가실래요?
그후로 많은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다시 한번 거기에 가서 등대한번 만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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