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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금오도


고향의 향수 <금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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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개 조회 1,471회 작성일 23-06-23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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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금오열도 홈지기님으로 부터 홈페이지에 있던 자유게시판의 수많은 글들을 선별하여 책을 만들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판된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으나  한편으론 기대와 설레임으로 책이 출판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홈지기님게서 약속한 날 즈음에 택배 상자를 열어 보니 푸른 바다와 서고지 등대가 인상 깊게 그려진 빨간 표지 '금오도' 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홈지기님의 책을 엮으면서 인사 말씀에서 홈지기님께서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홈지기님은 처음에 개인 홈페이지에 고향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어 고향을 알리고자 했었다고 합니다. 근데 그것이 의도와 다르게 오히려 고향 분들께서 많이 들어 오셔서 관심을 보여주시기 시작하였고 이후 고향을 인터넷에서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기쁨에 개인 홈페이지를 금오도 공식 홈페이지로 변경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자 점차 금오열도가 고향이 아닌 분들도 많이 찾아주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산했던 게시판도 서서히 방문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어렸을 때와 오늘날에 겪은 다양한 경험과 추억들이 차곡차곡 눈처럼 쌓이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이 고향에서 겪은 경험들은 현재와 미래의 세대는 겪을 수 없는 것이기에 홈지기님은 여기 남아 있는 기록을 '우리들의 역사'로 남기고 싶어 책으로 출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금오도 에세이는 1부, 정겨운 이야기  2부, 맛있는 이야기  3부, 금오열도 이야기  4부 추억속의 멋진 회상들  5부, 그립고 그리워라 총 5부로 별첨 부록 정겨운 댓글 모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1부 정겨운 이야기에서는

명제 님의 여수에 대한 아련한 추억(어릴 적 여수가 가보고 싶어 그렇게 안달을 했는데, 도회지로 오고 나서는 질리게 보았던 고향을 그리워 안달하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고 하시며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음을), 쏨뱅이 님의 '가난한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가정방문 오실적에 할머님께서 선생님의 호주머니에 계란을 넣어 주신 일', 애린 님께서 '친구들과 비빔밥 해 먹는 날 화투 놀이하다 친구 아버님께 들켜서 벌 받던 일', 통학배 신양호와 사무장 님의 추억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2부 맛있는 이야기에서는

공명님의 '구월에 만나는 감성돔과의 진검승부를 위해 연장 손질과 기술연마를 하셨던 일'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기억나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월은 감성돔이 있어 좋고 그로 인해 삶의 희망이 생겨 좋다."

'꽁보리밥'에선 새벽마다 어머님들께서 절구에서 찧어서 눈물의 밥을 지어 가족들을 위해 수고 하셨던 일을 다루고 있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새벽 4시쯤 되면 사방이 암흑 천지인데 여기 저기서 절구 찧어 대는 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시골 농사 짓느라 고단 하실텐데 새벽마다 꽁보리밥 작업이 얼마나 힘 드셨을까 생각 하면 눈물이 납니다. 


3부 금오열도 이야기

쏨뱅이님의  찔레꽃, 고향 이야기입니다. "나는 어릴적 보리밥 빼갱이 죽에 허기져 찔구를 꺾어 먹었다". 4월쯤이 되면 아카시아와 함께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장미과에 찔레꽃은 하얀꽃을 피웠는데 향기가 참으로 고왔습니다. 찔레 새순은 배고픈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였습니다. 우리집도 대가족이라 항상 배가 고팠던 것 같아 찔레순이 나올 쯤이면 찔레가 있는 장소를 알아 뒀다가 찔레새순을 따 먹으로 다녔습니다. 통통한 새순이 연하디 연하게 올라오면 중간을 탁 분질러서 굵은 가시를 잘라내고 찔레 껍질을 벗겨내고 속살을 야무지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다 찔레 가시를 제거하다 가시에 찔리면 얼마나 아프던지, 그래도 통통한 찔레순을 먹을 요량으로 가시의 아픔을 금방 잊어 버리곤 했습니다.


4부 추억속의 멋진 회상들

애린님의 할머니와 쭈래 이야기는 따뜻하면서도 가슴 애린 먹먹한 이야기 입니다.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애린님은 할머니 밭 무덤가에서 놀면 할머니께서 고구마 밭에서 쭈래를 발견하고 무덤가에 놀고 있던 어린 애린에거 던져주곤 하였다고 했습니다. 애린이 떠나고 깨알같은 손녀를 그리워하며 애린이 놀던 자리에 어린 애린을 그려 놓고 서러운 마음에 허공만 바라 보셨다고 하니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어릴적 초등학교 때 가족과 헤어진 적이 있어 그 설움을 알것 같습니다. 쭈래는 우리들의 심심풀이 놀이 감이 였습니다. 고구마 밭에서 어쩌다 발견하면 그날은 횡재한 날 이였죠 . 노랗게 잘 익은 놈들로 골라 큰놈들은 참외처럼 먹으면 달달하니 맛이 있었고 작은놈들은 씨앗을 파내고 꽈리로 불고 다녔지요 


5부 그립고 그리워라

 명제님께서 친구에게 쓴 글 입니다.

친구들아! 모두들 행복해라. 자기가 살고 있는 그 곳이 가장 행복한 자리고 

자기가 가고 있는 이 모습들이 가장 행복한 자신의 영상이라고 그렇게 믿고 가자.

마흔을 훌쩍 넘어가려 하는 이 순간이

돌아 올 수 없는 가장 큰 횡보로 달려가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 순간 이리라 그렇게 믿고 가자.

초등학교 때 강원도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만 바라보고 자란 섬 아이가 첩첩산중 태백이란 높고 깊은 산속 작은 마을에 눈에 보이는 것은 산 뿐인 그곳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얼마나 그리워 하며 울었는지 모른답니다.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 하다 방학이 되면 방학 첫날 기차를 타고 달리고 달려 순천까지 오면 그제 서야 안도의 한숨을 고르곤 했습니다.

어찌 어찌하여 다시 만난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사춘기 그 때가 저에겐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명제님께서 자기가 선택한 길 행복 하라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는 현재도 미래도 우리들의 모든 친구들에게 보내주는 응원 같아 마음에 따뜻한 위로이며 힘이 되어 집니다. 


 글을 읽는 동안 목차와 제목에 따라 아름다운 사연 고향과 가족 친구들을 그리워 하는 마음 고향의 맛을 살려 먹거리 예찬 등등. 어릴 적 놀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꿈에서도 상상 할 수 없었던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의 글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우리들의 역사'가 될 줄 알았을까요.


 저는 오늘 금오도 에세이를 다시 읽고 감상문을 쓰면서 명제 님의 약 20 여년 전의 쓴 친구에게란 글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 했습니다. 그 때 그 친구는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 쓰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섬사람들의 삶은 너무나 특별하지 않은 단조롭고 투박한 일상이었지만 자연이 주는 힘은 강하고 인상 깊었습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머물지 않고 생명력 있게 도전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바다를 달래며 살아가는 섬사람 사람사는 이야기가 진하게 배어 나오는 금오도 사람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예순이 넘어 유년의 추억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각박한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윤택 하게 배려해준 금오도 에세이집을 편찬한 홈지기님께 감사드립니다.

댓글목록

애린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초등학교 때 다섯 번의 전학 기록 속에는
들추지 못한 사연도 참 많은데,
친구들과 정들만하면 헤어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낯 섬을 견디는 일은 새로운 친구 모습에서
예전 친구를 유추해 보는 일이었습니다.

고향의 시간을 덜 부여받았으면서
친구들보다 더 많이 살아낸 것처럼
저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는데요.

그건 고향을 떠나본 사람만이 얻게 되는
유별난 그리움이 어린 날을
멍울지게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향을 한 번이라도 떠나보셨던 분들이
진심으로 채운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만 보더라도
떠나 보고서야 우리는 고향의 속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저마다 풀어주신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지요.

그 길에 안개님 계셔서
참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금오도 에세이를 따로 읽지 않아도
한 자 한 자 소중하게 박혀있는 길을
오랜 날 걷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가공되지 않은 리얼한 금오도인
금오도는 봄바람 처럼 셀렘과 기대감의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지요.
그길에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역사를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애린님이 자랑스럽네요.

<span class="guest">이승자</span>님의 댓글

이승자 작성일

다들 어쩜 글 들을 잘 쓰는지 감탄!
홈지기님을 비롯하여 감나무님, 안개님, 예린님등
언제 한 번 만나서 단합대회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멀리 떨어져 살지만 여러분 모두가 고향의 지킴이네요
저는 항상 여기 이자리에 있으니
고향방문 하거들랑
연락주시고 오심 맨발로 뛰어나가 마중하렵니다.
행복한 오후 되세요~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신께서 우리영혼에 원석을 넣어 주셨는데
인생 여정 걸어 오며
원석이 보석이 된것 이랑게
어쩜, 모두 시인이여
참으로 아름답네
내 가진것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로 넉넉하게 품을 수 있고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려, 우리 자리 한번 하세~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아참, 승자친구
가을에 비렁길 트레킹 한다는 소문이 있었어
그때 동창들 우르르 갈테니 반갑게 얼굴 보세~

<span class="guest">이승자</span>님의 댓글

이승자 작성일

그럼~~
방가~방가~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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