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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금오도


책 속으로 (본문과 댓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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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오지기 조회 669회 작성일 22-12-29 01:58

본문

솔팽이굴이 저도 보고 가라 손짓하지만, “내 날개 있어 날 수도 없고 낙화암의 삼천 궁녀처럼 절벽 아래 뛰어내릴 수도 없으니 어이 보고 가겠는가! 다음에 올 때는 필히 배를 타고 와서 그대도 보고 감세”

지금 가면 언제 솔팽이굴을 다시 볼지 기약 없는 발길을 돌리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이별하였답니다.
- <소리도 등대> 본문 중에서-

여남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나오셨는데, 집이 가난해서 마땅히 대접해 드릴 게 없는 거였어요. 그래서 할머니는 생각 끝에 그 보릿독 속에 손을 넣어 계란들을 꺼내오셨는데 마땅히 담아드릴 데가 없어 선생님 호주머니에다 넣어드리기 시작한 겁니다. 선생님은 만류하시는데 할머니는 더 드린다며 자꾸 선생님 호주머니에다 계란을 눌러 넣다 보니 아랫것들은 깨지고 있단 걸 선생님 표정으로 알 수 있었지요.
- <내 어린 시절 한 토막> 본문 중에서

나는 ‘귀거래사’를 꿈꾸며 한 마리 연어처럼 오늘도 ‘보돌바다’의 심해를 떠돌고 있다. ‘문방사우’를 지니고 언제 그곳에서 안식할 수 있을는지.
- <금오의 전설 ‘용머리’를 찾아서> 본문 중에서

뽈락, 
겁많은 검은 눈동자에 눈만 깜박거리는 
어부의 낚시에 걸리는 순간 
고추장 된장 쇠주 한 잔에 일생을 바치는
용왕님이 허락하신 바다의 선물이다
<뽈락 예찬> 본문 중에서

친구 옥이는 광에 있는 동동주 한 주전자를 들고나와 설탕을 넣고는 친구들에게 한 컵씩 따라 주었고, 우린 그걸 단숨에 마셨지요. 집 주위는 온통 숲이었는데, 난 그때 바람이 불지 않아도 숲이 춤을 추는구나 하고 뱅그르르한 생각을 하였죠. 
그 때의 내 친구들은 어느 곳에서 살아갈까요? 내 기억에 오래도록 멈춰진 그 곳에서의 추억은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대로 예요.
<내 친구들> 본문 중에서

그래도 살점이나 붙은 건
손주들이 다 묵고
할무니는 뺄따구에 붙은 살로 맛만 보고
어무니는 괴기 맛도 몬보고
접시에 묻은 장만 찍는다
<노랑 조구 한마리!> 본문 중에서

만조 때, 미끼를 구하지 못하면 기꺼이 미끼가 되어준 그들이다. 어떤 놈은 자발적으로 찾아오기도 하는데 미련하게도 내가 그들의 의향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는 발이나 다리 등 노출 부위를 물어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들의 그런 행동을 습격이나 공격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더러 있다. 물고기들도 그와 같은 그들의 희생에 감복하여 먹기를 극히 꺼린다. 혹자들은 이런 결과를 물고기가 강구 이깝을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강구> 본문 중에서
 
반면 뽈락은 맹글 때부터 한두 손꾸락에 피를 흘리야 된다. 까시에 찔리면 독이 있어서 모락시럽게 애린다. 묵을 때도 입천장이나 모가지 한두 간데는 뻐신 뽈락 까시에 전디봐야 되는 고충이 따른다. 특히 믹국을 끓이면 까시와 믹이 헝클아져서 개리 묵을라믄 앵간한 노력으론 심든다.
- <뽈락보다는 미련한 노래미가 좋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물보러 다니던 그 시절 그분이 말한 이각망 어장은 내 삶의 지침처럼, 훈장처럼 언제나 내 가슴 속에서 나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 <물보러가기>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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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 정겨운 표현과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잊고 있었던 것들을 마저, 마저 하면서 어찌 저리도 자세히 잘 아실까 하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합니다

--<보리타작에 대한 소회> 댓글 중에서


말로만 듣던 필봉산, 그 산은 님의 시각과 사색이 겹쳐져 이렇게 황홀한데요. 노을 길에 접어드신 고향 어르신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지네요.

--<금오의 광달 '필봉산'에 올라보니> 댓글 중에서


고향 냄새가 물씬 풍겨납니다송고등이라고 불리었던가요그곳에 오르면 참으로 하늘이 높았었는데님의 글을 보고 있으니 남도의 안타까움이 절로 묻어납니다.

-- <육자배기> 댓글 중에서


구름 동동 떠오르는 저 바다 끝 바로 나로도가 있지요. 그 맑던 지난해 가을우리 섬 솔밭에서 그 섬을 보았고 이내 이 글이 영상으로 펼쳐졌습니다

--<나로도 생각> 댓글 중에서

 

어느 날 서울의 어느 후배님이 이 글을 읽어보고 이건 동화에서나 나오는 글이라며 그 옛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부정하더군요. 부정하든 긍정하든 누구도 간섭 못 하는 우리들만의 추억이며 낭만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감나무> 댓글 중에서


정든 슈퍼 출입자 : 노인당 문턱은 높고, 오라는 데는 없고 깬찜이는 얄븜시롱, 술배는 마냥고픈 어정잽이나 할량들 출입관리소. 아리께 갔을 땐 앙 것도 없고 보롯시 미기 한마리 구해서 물만 두 양판 붓고 무시국 끼리서 열명도 넘게 먹고 왔소.

--<금오도에 가면 '정든 슈퍼'가 있다> 댓글 중에서

 

그 시간 속에 펼쳐주신 추억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보석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고구마 찬가> 댓글 중에서


독서 삼매경이 아니라 향수에 콧방울에 땀방울 맺히고. 어느덧 네 활개 펴고 고향 하늘 아래 누워 봅니다. 참으로 행복합니다. 이렇게 정밀하게 묘사할 수 있고 일 순간 그것을 흡입할 수 있는 것은 뿌리에 닿던 그 물 빛이 모두가 같았기 때문이겠지요.

--<등굣길 회상> 댓글 중에서


겁나게 마시께 묵고 갑니다. 불작대기, 모테, 잉그락불 이런 말은 겁나게 오랜만에 듣는 소리라서 무슨 말인지 모를 뻔 했습니다. 이내 그 광경으로 돌아가 어무니 생각에 젖어들었습니다.

--<노랑 조구 한마리!> 댓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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