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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진 장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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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경지수 조회 4회 작성일 03-03-19 20:29

본문

지난해,
대부산 등정길에 님의 어머님이
육자배기를 부르면서 오르던 산길을 따라
하늘아래 놓여있던 사래 긴 밭을 찾아 해맸지만
숲과 나무가 우거져 길을 찾지 못해
안타까 웠습니다.

인생이란,
뒤을 돌아보면 누구나 회한에 잠기며
행복과 고난의 역활이 있다고 반추 해 봅니다.
님의 부모님 인생 또한 누구 못지 않은 훌륭한 삶을
사셨노라고 말씀 드리고 싶군요.

이 글을 보는 순간,
'쉬는동' 푸른 장송 밑에 앉아
님의 어머님이 좋아 하시는 막걸리에
'패 너물'을 둘둘 말아 입에 넣어 드리며 그 구성진
육자배기를 다시 한번 듣고 싶습니다.


┃[솔고지님께서 남긴 내용]
┃무지막지 하게 가난한 시절에
┃먹거리를 찾아 산나물을 뜯으러
┃솔고지를 자주갔다.
┃우리엄니는 삶이 힘에 부치시는지
┃산을 오르며 걸죽한 육자배기를 뽑으신다.

┃꼬부라진 허리에 지팡이 하나 들고
┃숨이 턱에까지 차지만 울엄니는
┃삶을 육자배기에 풀어 놓으신다.
┃산새소리와 어우러진 엄니의 목소리는 참 슬프다.

┃통통하게 살이오른 추나물, 가시사이로 새싹이난 두릅
┃날씬한 참나물, 이름모를 초록잎들이 바구니에 담기면
┃엄니는 허리를 펴신다.
┃모녀는 아침태양을 바라보며 산을 내려온다.

┃엄니의 삶을 그때는 감히 상상도 못했다.
┃구성진 육자배기가 슬프다는 것 정도 밖에는
┃어린나이에 엄니딸로서 가자 하시면
┃어디든 동행 하는것이 효 인줄 알고
┃그림자 처럼 따라다녔다.
┃육자배기의 속내를 알지 못한채.......

┃내나이 이제 불혹을 넘기고 보니
┃울엄니의 육자배기의 가락을 알것 같다.
┃구남매의 맏이로서 , 여식만 여섯에다 아들하나 얻어서
┃주렁주렁 딸린 식구들 먹여 살린다고
┃그곱던 얼굴에 주름만 남았다.

┃봄이오면 울엄니는 그곳에 가실것이다.
┃솔고지를 오르며 산새를 벗삼아
┃도시의 답답함을 육자배기에 담으실 것이다.
┃그동안의 궂은일 다 풀어헤치고
┃ 새봄에는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있으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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