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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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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애린 조회 311회 작성일 23-01-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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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계

               이종희



병상에 누운 우리 엄마,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내 손목에 금시계를 채워주셨다


몸조심하거라, 

길이 막혀 아득할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길은 언제나 앞에 있니라 


그날 후로 시간은 더욱 줄기차게 내달리는데 

엄마의 엔진은 얼마 못가 멈춰버렸다


석 달 동안 엄마의 금시계를 차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시계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엄마의 엔진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가속페달을  밟았다


정신없이 도로를 달리고 

정신없이 주유를 하고 

정신없이 병목구간을 지나는 사이 

내 손목에 채워진 금시계가 사라졌다 


그제야 운전대를 돌려 시계를 쫓았지만 

이미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청춘의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던 우리 엄마, 

자식들의 자가용 주유 눈금이

꼭대기에 이르자 

덜컥 금시계부터 저질렀다 


밤낮으로 윤이 나도록 닦아도 

금시계만 빛날 뿐,

일을 놓지 못한 엄마의 손은 

더욱 거칠고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그 가냘픈 손목에 

금시계만 두르면 

엄마의 어깨가 펴지고 

얼굴 주름살이 보드랍게 접혔다 


아무래도

엄마의 지난한 비포장길이 

금시계에 아른거려 

자주 시야가 흐려지는 자식을 

지켜보기가 걱정이었던 모양이다



*명절 인사를
다시 고향홈에서 
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편안한 귀성길 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압력밥솥/이종희]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오아시스</span>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엄마라는 이야기만 나와도 아려와요ㅠ

애린성도 연휴 잘 보내셔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감사해요 오아시스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는데
명절 내내 따습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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