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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흘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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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희 조회 331회 작성일 23-03-2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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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흘러서

                        이종희



"형아, 나한테 자꾸 짜증 부리지 마.

형아가 그러니까 내 마음이 슬퍼서

형아랑 놀고 싶지 않잖아. "


"그랬어?"


"응, 나는 형아가 좋지만 형아가 화낼 땐

너무 무섭고 답답해서 눈물이 나.”


"알겠어. 조심할게."

 

네다섯 살 즘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와 

그의 형으로  보이는 아이가 손을 꼭 잡고

내 앞을 걸어가면서 나눈 대화였다.


맑고 투명한 냇물을 만나면 나는 가슴이 아려서 

아무리 바빠도 쉽게 지나갈 수 없다.


힘없는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고 살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감정에도 골이 깊어지고, 

아무리 선한 사람도 감정의 변이가 생겨 

분노조절장애를 잉태하고 만다.


결국, 분노조절장애는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는 약자의 공간에, 

바이러스처럼 침투한 강자의 근원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웅크리던 피해자가 강자가 되면  

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것 같아도 

더러는 더  큰 에너지원이 되어 

슈퍼 바이러스가 된다는 것이다.


내 안에 혹시라도 

그런 상처받은 영혼을 감지한다면, 

이제는 "괜찮다" 라고 안심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움찔 놀라는 일을 발견한다면, 

저 꼬마 아이처럼 정확하고 부드럽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도 안되면 마음이 원하는 즐거움을 찾아야 하고, 

고운 수련을 키워 그 안의 혼탁한 물을 정화해야 한다.


그것은

자라나는 우리 새싹들을 키우고 지키는 일이니까.



2020.9


댓글목록

<span class="guest">금오도민</span>님의 댓글

금오도민 작성일

순수함이 있는 그대로 느껴지네요
금오도 바다물빛을 보면서 자연 속으로
걸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감사합니다
금오도민님 덕분에
제가 맑아진 기분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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