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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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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비 조회 230회 작성일 23-05-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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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 정호승]


지은 죄가  많아

흠뻑 비를 맞고 봉은사에 갔더니

내 몸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손등에는 채송화가

무릎에는 제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야윈 내 젖가슴에는 장미가 피어나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가시 많은 나무에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 생각하라고

장미는 꽃에서 향기가 나는 게 아니라

가시에서 향기가 나는  것이라고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서 가장 멀리 가는 향기가 난다고

장미는 시들지도 않고 자꾸자꾸 피어나

나는 봉은사 대웅전 처마 밑에 앉아

평생토록 내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가시를 힘껏 뽑아내려고 하다가

슬며시 그만두었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장미는 가시에서 꽃이피고
향기가 나는 거였네요
노크 소리에 깜짝 놀라
문을 열었더니 밤비였어요
조금만 더 듣고 자야지...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슬며시 그만 두려고 합니다
~~~말에준 상처들
내가 준 꽃잎들이 입은 상처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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