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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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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510회 작성일 23-07-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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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 생활 마다하고 금오도에 온 지도 여러 해 지났지만 원주민같이 야생에 적응하려면 아직도 버겁다.


더딘 몸을 바닥에 누이면 앞서간 이들의 고달픔이 뒤따라 오고 또 누군가의 삶도 그 뒤를 따라간다.

혼자라는 적적함도 익숙해지고 혼탁하던 영혼이 한층 정화되어 자각의 흔들림이 엷어지고 이성의 높낮음도 평상을 찾아 간다.

산책길에 관목과 화초를 심어 산 꽃처럼 손 탈까봐 몰래 보기도 하지만 누운 공간 한켠 엔 공허감도 허다 하다.

비바람 넘치고 구름이 가려진 날 전망대에 오르면 오던 길을 가리키는 흠뻑 젖은 관념이 나를 일깨운다.

멀리서 들려오는 뇌성과 먹구름이 은빛 바늘같은 비를 뿌리고 일자능선 공제선에 붉은 소나무를 가린다.

잠을 뒤척이며 부산 떨던 여명 길에 길게 자란 풀을 매니 어제와 오늘 일들이 같은 것 같은 데도 늘상 다르다.


신이 이곳에 보낸 의미를 깨달으며 보돌바다의 아름다운 노을처럼 아름다운 인생이었노라고 추억되고 싶다.

이른 아침 청명한 바람이 가슴을 여민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청춘</span>님의 댓글

청춘 작성일

산벚나무님의 글을 읽어보니
저도 조만간 퇴직후 금오도에 완전 눌러 앉지는 못하고 짧게는 2~3일 길게는 1주~ 2주씩
잠깐씩 머무르는 생활방식을 택할까 고민중에 있는데
오랜 객지생활 하다가 금오도에 귀향하면
생각보다는 어려움이 많은가 보군요
산벚나무님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제일 위험한 순간은
이만하면 괜찮다는 안도에서 오는 것 같아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골조를 꺾지 마시고
새로운 기쁨이 매 순간 넘쳐흐르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이런 말씀드린다고
한대 쥐어박으신다면
맞아야지요 ㅎㅎ

산벚나무님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혼자라는 적적함이 익숙해 지고
산책길에 관목과 꽃을 심어
손 탈까봐 몰래 보기도 하시는 마음이 귀여우십니다.
폭염에 무탈하세요, 산벚나무님.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산벗나무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금오도를 벗어나고 싶어 이 악물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그런 곳을 용감하게 뛰어 들다니요!
하지만 떠났던 이
모두가 그리워 못잊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금오도!
앞으로 무궁한 발전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죠.
행복한 나날 보내세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산벚나무님 마음 공감 백배
고향에 살다보면 좋은날도 있지만
여러가지 애로사항 또한 많지요

때론 이 섬을 언제 벗어나나 하면서 권태기도 찾아오고

이러길 반복하다보니
그래도 후회없이 행복한 나날~

산벚나무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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