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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 보물 창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감나무 조회 440회 작성일 23-08-15 19:21

본문

망태기가 달려 있는 휘뚱(부자)을 바다에 던져 넣고

바닷 속에 들어가면 별천지가 따로 없다.

끝없이 푸르른 바다

온몸을 뜨겁게 달구는 태양

숨이 콱콱 막히는 여름날엔 차가운 바닷물은 신의 선물이다

게다가 바다는 항상 풍성한 먹거리를 한아름 안고서 우리를 반긴다


깊은 바닷속 바위나 축깡 아랫 쪽에 자맥질 하여 들어가 보면 큰 참고동들이 돌틈에 붙어 있다.

아이들이 접근하여도 태연하게 유유자적 움직인 듯 움직이지 않는 듯 움직인다.

아이들이 고동 잡기는 식은 죽 먹기!

눈에 띄는 쪽쪽 망태기로 직행이다.

망태기 밑바닥이 제법 묵직해 지면 아이들도 싱글벙글

고동은 해캄 시켜  삶아 바늘로 까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바닷가 바위 틈 지천에 널려 있는 코고동, 매운고동은 바다에서는 천대 받지만

매운고동을 먹어본 사람은 그 맛에 푹 빠질 수 밖에 없다.

매운고동의 톡 쏘는 알싸한 맛도 매력이지만 

먹고 난 후 물 한모금 마시면 입안 확 번지는 상큼한 맛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코고동은 살성이 부드러워 쉽게 찢어져 반드시 고동코 쪽으로 바늘을 넣어야만 고동이 까져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동중 최고는 우리가 잠수해서 잡아오는 참고동이다.

깐고동에 식초,간장,마늘,고춧가루,참기름 넣어 만든

고동무침은 여름 반찬의 최고봉이다.

고동 잡기가 끝나면 바다 깊이 들어가 청각, 우뭇가사리를 뜯는다.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바닷속을 배회한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려 본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떼지어 몰려 다니다 불청객의 등장에 소스라쳐 도망간다

가볍게 눈 인사 하고 계속 가던 길을 간다.

물은 끝도 없이 맑고 파랗다

바위에는 물캇,미역,가시리,청각 등 각종 해초가 있지만 우리는 일단 스치고 지나간다.

바닷속은 끝없는 보물 찾기의 연속이다.

붉은 갈색의 우뭇가사리

바다 잠수에서는 이것이 최고 인기 품목 중 하나이다

깊은 바위에 붙어있는 우뭇가사리를 한 웅큼 손아귀에 움켜쥐면 숨이 찬다

차오르는 숨을  달래며 양손 가득 채워지는 순간 

두발로 지면을 힘차게 걷어찬다. 

순식간에 몸이 솟아 오른다

숨을 한번 몰아쉬고 채취물을 망태기에 담는다

휘이익~ 휘이익~

휘뚱에 매달려 거친 숨을 고른다.

어느 정도 숨이 골라지면 다시 바다 속으로 도전한다.


우뭇가사리는

건조시켰다 물에 담궜다를 반복하여 하얗게 탈색시킨 후

푹 삶아서 체에 걸러서 액체를 만든다.

이것을 식히면 젤 같은 우무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우무덩이를 얼금이에 조심스럽게 눌러 자잘하게 채를 만들어 콩물 소금 설탕 넣어 

우무채를 만들어 먹으면 여름 식단의 별미가 된다. 

남은 우무는 말려서 일본에 수출 하는데 꽤 값이 나가서 아이들 용돈 벌이에 각광 받는다.


한참을 자맥질을 하다 보면 어느새 밀물이 몰려와서 수위가 높아지고 아이들의 물놀이는 끝이난다.

망태기를 걸머지고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도 힘차다.

또랑치고 가재잡고 

놀이가 삶이다.

일과 놀이가 공존하는 이상 세계가 여기 금오도에 있었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우리 동네는
우뭇가사리, 톳, 밤생이, 전복, 뿔소라, 돌김...
참 많은 해초와 해산물이
일본으로 수출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가 농촌, 산촌, 도시보다
더 잘 먹고 자란 증거에요.

우리 동네 우뭇가사리는
해녀들이 모두 뜯었고요.
서쪽을 향해 있어서
해가 질 때까지 땡볕인 여름날엔
바닷가에서 뭘 잡거나
그러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어른들만 갯것을 하셨나 ㅎㅎ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어린 시절 여름이면 의례껏 등장 했던 우뭇가시리 콩물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나면 든든해진 뱃속
요즘은 일년에 한번 먹어 볼까 말까하는 별미
올해는 못 먹고 지나가나 했더니만 옆 집에서 시어머니께서 주셨다고 엇 그제 한 그릇 주셨는데 어찌나 맛나던지
얼음 동동 띄워 후루루 뚝딱 해치우고 아~!시원했던 그 맛
수영하다 우뭇가사리 따다 집에가져기면 그걸 모아모아
우무콩물 해 주시던 엄마 생각나네요~~
요즘은 바다속에도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게 하니 채취도 불 가능 해져 버린 고동, 소라, 우렁생이 아~! 옛 날이여~

흔하디 흔했던 청각 무침도 여름철 별미 였는데
텃 밭에 오이따다 청각 대쳐서 오이 채썰에 된장에 식초
온갖 양념 넣어 조물조물 군침만 도네 ㅎㅎ

어린시절의 바다는 보물창고 그 자체
부지런한 사람의 식재료 창고

참고동 초무침은 또 얼마나 맛나던지
무우채썰고 배라도 있음 반쪽넣고 없으면 패스
상추도 찢어서 몇장넣고 조물 조물~
오늘은 감나무님 보물창고 덕에 냉동시켜놓은 오징어라도 꺼내 새콤달콤 회무침이라도 해서 집나간
입맛을 찾아 볼까나ㅎㅎ

잼나게 잘 읽었네요
멋진 날 되셔~~~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감나무얘기 읽어보니
그때 그랬구나
아련하게 생각나네요.
글이 맛깔스럽네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애린 솔향채 안개님
날마다 불볕더위에 고생 많네요.
요즘은 너무 더워 에어컨 많이 가동시켜 감기도 극성을 부리네요.
올여름 금오도의 뚝심으로 잘 넘겨 봐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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