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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바지게 개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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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솔향채 조회 775회 작성일 23-09-10 15:59

본문

언니가 말했다.

오늘은 물 맞은통에  땀띠  없애로 가잔다.

언니는 어제부터  콩을 종류별로  삶았다.

강낭콩,  팥, 돈부, 등 다 삶은 콩에다  설탕반 사카리반을 넣어 개떡 속재료인 콩에다 앙꼬준비를 한다

설탕이 귀한터라 사카린이나 특당화를 함께 넣어야했다.

칠월백중이면  해마다 동네 언니들과  함께 맛난걸  이고 지고  물 맞는  통으로  멱을 감으로 간다.

새벽부터 어제 사다둔 막걸리로 밀가루 반죽을 해서 방 아랫목에다 천으로  덮고 서너시간 발효를 시키면 부풀어 올라야 개떡을 만든다.

어쩌다 타이밍을 놓치면  온 방바닦에 흘러 넘쳐서 곤욕을 한바탕 치룬다.

부풀어 오른 밀가루반죽을  한 웅큼 떼어서  둥굴 납작하게 만들어 속재료인 콩을  두어 숫가락 올려서 반으로 접으면 주먹 만한  바지게 모양  또는 만두모양이  된다.


큰 가마솥에 소나무가지를 얼기설기 놓고 위에 면보를깔고 그 위에다  만든 바지게 개떡을 올려 불을 지피면 김이 올라 솥뚜껑 바깥으로 나온다 계속해서 김이 하늘 높이 올라가면서 솔향과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끝에 닫는 순간  내 모든 침샘을  자극한다. 참다못해 솥뚜껑이라도 열라치면 아직 멀었다면서 내 손을 툭 친다. 뜸을 들여야 한다고 기다리라고 한다.

한참을기다리다 다 쪄진  바지게 개떡 김이 모락모락나는  개떡을 한입 먹는 순간 와~

 우리언니 솜씨   최고!~최고!~

앉은 자리서 몇개를 후딱 먹어 치우면 언니는  계속해서 몇번이고 쪄내야 끝이 난다.

드디어  큼직한 바지게 개떡을 한 소쿠리  담고

동네 다른 언니들은 된장양녕장이며 밥, 상추, 풋고추, 오이를 준비하고  물 맞은 통으로 출발~~ 걸어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지금은 찻길이 생겨서 차를 타고 바닷가 쪽으로 내려만 가며는 되지만 그 시절에는 걸어서 갈 수 밖에 없는 곳이였다.

좁은 비탈길을 즐비하게  한 줄로 올라간다

검바위까지 오르면 유송리 가기 전 반쯤가다 아래쪽 산길을 타고 내려가면 드디어  바다

바다에서 50미터쯤  돌아가면 물 맞은통이  나온다 바위를 타고 내려가야하는 위험한 곳 준비한 먹을 거리를 받아라 받아라 하면서 먼저 빈손으로 내려가서 받아야 한다

벌써 부터 저 멀리서 폭포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 순간 만큼은  걸어온 힘든 고단함이 썰물 빠지듯 사라지고 모두가 함성을 지른다

와~ 폭포다.

장맛비가 많이 온 터라 물 줄기 또한 우렁차다

땀으로 번벅이된 몸을 폭포에 몸을 맡기고  입술이 덜덜 떨릴때까지 물을 맞는다 추워서 금방나왔다 다시 맞아야 한다


높이가 높아서 오래 맞으면 등짝이며 머리가 아프다 너무 시원해서  땀띠가 다 없어진다.

물이 고이지는 않고 바다로 다 흘러간다

바닦은 골프공 만한 검은색 자갈로 쫙 깔려서  발바닦 지압까지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다.ㅎㅎ  배가 고파온다.

다들 점심을 먹고 바다 갯것을 하잔다.

자갈밭에 자리를 잡고 다들 준비해온 음식을 꺼내  둘러 앉아 맛나게 먹는다. 

당연 언니표 바지게 개떡이 인기다.

금새  개떡 한 소쿠리가  비워지고  물 밑에 미역이  보인다 성질급한 언니들은 잠수를 해서 따와 된장에 밥 한술 올려 싸먹는 그 맛 캬~~  맛나다

크게 한 입 싸서 눈이 휘둥글어지게 오물오물

꿀 맛이 따로 없다.

배터져라 먹곤  쉬었다 물이 다 빠지면

이제부터 전투적으로 갯것을 시작한다.

고동, 베말, 고재비, 홍합, 군봇, 군소, 청각, 미역, 물캇 간간이 전복도 하나씩  물속에는 용치가 왔다갔다.  색깔은 어찌나 예쁜지

후~~ 힘들어 기진 맥진 집으로 운반 할 일도  걱정이다  휴대폰도 없는터라 마중나오라 할 수도 없다.

다들 한 망태씩 잡아 이고지고 다시 산길을 올라채야 한다.

숨이 턱 밑에까지 차서 더 이상 못가겠다며 털썩 주저 앉아  쉬어가자고  선두에 선 언니가 주저 앉는다.

다들 욕심 많게   잡았다며 서로에게 행복한 푸념을 한다.

다시 걸음을 옮겨  검바위 몬당

드디어 저 아래쪽에 집이 보인다.

아부지는 우리가 올 줄 알고 시간 마추워 바지게를 지고 오셨다.

아유 살았다.

동네 언니들 해산물  보따리를 모두 아부지 바지게에 옮겼다

우리는 빈몸으로 집으로 향했다.

아부지는  이렇게나 많이 했다며 손도 부지런히 많이 놀렸구나 하시며 흐뭇해 하셨다. 그것이  아부지의 칭찬 방식이다.  우리는 쉬라시면서 아부지는 엄마와 함께 해산물을 삶고 데치고  부산하다.

맛나게 해산물로 저녁을 먹고 덕석을 마당에 깔고 삶은 고동, 고재비, 홍합을  까서 몇일간의 반찬으로 먹을것이다.


모깃불을 지펴서 밤하늘의 은하수며 별똥별을 보면서 피곤한 몸은 스르르 잠이든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나열된 해산물 중에서
저는 "물캇"이 너무 생소합니다.
섬 소녀들은 참 야무지기도 하지요.
수풀을 헤쳐 40분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원시의 지명 "물 맞은 통"에는
몽돌밭도 있고, 갯것 할 장소도 있고요.
돌아오는 길이 가는 길보다 힘들었어도
시간이 흐르면 수확의 기쁨이나
즐거운 놀이가 자꾸만 생각나
다시 가고 싶었을 것 같아요.
언니의 바지게 개떡이 이끌어낸
소중한 바닷가 추억이
동화처럼 흘러갑니다.
저도 모르게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귀한 글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행복한 밤 보내세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잠시 잊고 살다 이웃집에서 준 비슷한 큰 모시송편을 보니
갑자기 언니가 자주 해 주시던 바지게 개떡이 생각나서
한번 추억을 소환해 보았네요
바지게 개떡 크기는 모시송편 서너개 사이즈 였어요
물캇은 흔하지 않은 물이 많이 빠지는 갯바위에 서식하는 해초종류인데 모양은 우뭇가사리 비슷하고 어릴때 많이 먹었던 갈색인데 데치면 초록색으로 변하더라구요
된장에 새콤달콤하게 무침을 하면 별미였어요
생각하니 침샘을 자극하네요
굿밤되세요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싸이즈가 워낙 크고 바지게 닮았다 해서
바지게떡이라 했던것 같아요
바지게떡 안에 앙꼬가 맛있었지요

친구님언니가 만들어준 바지게떡은
솜씨도 솜씨겠지만 폭포물을 맞고나서
배고플때 먹었으니 얼마나 있었겠어요

그런데 그섬에 폭포가 있었단 말은 처음 들어 보네요
얼마나 시원 했을까요~

바다는 모든것을 내어주는 고마운곳 이였네요
물캇나물 말랑하게 무쳐서 새콤달콤 감칠맛 나개 무쳐서 먹고 싶네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안개님도 알고 있었네요
나만 알고 다른분은 모르면 멀쓱했을 텐데
다행이네요

아침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네요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바지개떡 풍성하기도하지요
얼마나 푸짐 했으면 바지개라 명명 했을까요.
친구네의 인심이 훤히 엿보이네요.
오늘밤도 굿나잇 하세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우리네 어린 시절은 자주 간식으로
다들 먹었네요

푸짐하고 다양한 앙꼬
실은 맛난 콩 앙꼬때문에 더 맛있던것 같아요

한번 해먹고 싶은데 옛날 그 맛이 나려나 ㅎㅎ
오늘도 해피데이하세요 ^~^

<span class="guest">아들 셋 마님</span>님의 댓글

아들 셋 마님 작성일

글 솜씨가 어찌나 좋으신지 경험해보지 않았음에도 눈에 생생히 그려지는 듯 합니다. 참 맛있는 글이네요.
금오도에 저런 숨겨진 장소가 있었나요? 지금도 ‘물 맞는 통’이 있는지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네~
없어질수가 없는 장소라
소형 선박으로도 가본적이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가보지 않은 장소에 있어요

50대 이상분들 다 알고 계시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콩심이님의 댓글

콩심이 작성일

앙꼬 들어간 수제 개떡 맛있었겠네요.
저도 먹어보고 싶어요ㅎㅎ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반가워요 콩심이님~
지금은 먹거리며 간식이 풍성하지만

그때 그시절에는 최고의 간식이였지요
한끼의 식사이기도 했구요

생각하니 내 입안에 군침이 도네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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