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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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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옥선 조회 626회 작성일 23-09-19 00:2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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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사진올리기에 들어 가면 맨 먼저 옛 우리집을 찾아본다.

저기가 우리집이 있었는데 도대체가 낯설다

영상으로 사진으로 도저히 납득하고 싶지 않다.

그래 항상 말하길 난 우리집을 찾을 수가 없다고

 미루고 또 미루고

얼마나 변했을까? 겁난다

그래도 흔적은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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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뒤로 하고 오늘 드디어 집으로 향했다. 

새점빵! 아니 정든슈퍼로 바뀌어 있었다.

음료수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친구 엄마를 만났다.

저분이 너네 집에 사신다고 하신다

인사를 드리고 잠깐 집 주위를 둘러 보고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굳지 함께 오시겠다고 하신다

대문 앞에 서니 그 육중한 나무 대문도, 살랑 바람 불어주던 대청 마루도, 마루 위 덕채도, 마루 옆 창고도, 고구마 뒤주가 단골로 있던 건너방도 모두 사라지고 없다

대문을 들어서니 맨 먼저

할아버지께서 매일 올라가 우리를 부르시던 망루 쪽으로 눈이 간다.

헉! 망루도, 덕채도, 창고도 모두가 사라져 버렸다.

그 자리에 덩그렇게 검은 슬래트 지붕의 커다란 안 집이 들어서 있다.

집안 샘도, 목욕탕도, 둠벙 가는 돌담도 흔적이 없다 

뒤안 쪽 나의 사갸나무도

매일 우리집처럼 드나들던 아랫집도, 한걸음 친구네 집도 삐쭉이 고개 내밀어본다 

모두가  확 변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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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한 가슴을 달래며 일단 동창 모임 장소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이야기 꽃 피우며 그 밤은 시끌벅적이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깼다.

오늘 아침 8시 배로 고향을 떠나야 한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뭔가에 대한 아쉬움  이대로 이밤을 보낼 수 없었나보다.

날이 어슴푸레 밝아지자 나는 다시 우리집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간다



행여 물애목장 다니던 비탈길이라도 흙구덩 밭이라도

매일매일 뛰어다니던 또랑 옆길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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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밟아 본다

혹시나 우리 앞집은 그대롤까? 

한걸음 한걸음 할아버지가 만들었던 땅속 수로를 넘어 

못 보던 동백 울타리가 반긴다

밭 길을  따라 걸어본다.

작은 아이들 웃음 소리 묻어나는 우물이 아직 덩그렇게 놓여있다

꿈꾸는 감나무도 돌담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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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꼬이고 해결 처가 필요하다

때 아닌 불청객이 되어 단잠을 깨운다

석류 담금주가 오감을 전율케한다.

산벗나무는 그대로인대 

전망대가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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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해갈!

그리움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불청객을 반기는 그 고향 인심에 감동한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고향에 사시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고향 소식이 끊긴다는 걸 알았어요
너무 익숙해서 영원할 것 같았던
옛집, 세랍마저 잡목 차지가 된 걸
저도 지난여름휴가 때 보고는
유년의 꽃밭을 영영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지금 감나무님 심정과 같았네요
그래도 기억의 곳간에 채워진 동화가 있으니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어요

고향길이 당당해진 만큼
우리가 잃어야하는 것은 너무 많지만
좀더 자주 오가다보면
고향은 더욱 살갑게 우리를
마중하리라 믿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애린님
동병상련의 아품을 가졌다니 왠지 동지 의식이 생기네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돋움이라 위로해 주니 감사요.
동태(빠르게 돌아가는 바퀴 모양의 물건) 같은 변화의 물줄기를 연약한 우리가 어찌 대처하겠어요
단지 아쉬움을 노래할 뿐입니다.

<span class="guest">금오도민</span>님의 댓글

금오도민 작성일

긴 시간 잊고 있던 고향을 다시 찾은 심정은 매우 설레고 행복했을 것이라고
그곳에 있던 추억은 어제 일처럼 떠 오르고
변해있는 주변의 풍경은 왠지 서글픔도 가져다 주었고요.
그래도 바뀌지 않은 무언가는 내가 존재하고 살아왔던
기반을 유지 시켜주는 것 같아 반가웠을 듯요.
이러한 마음들이 물씬 풍겨나네요...

예쁜 사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금오도민님 반갑습니다.
작은글 귀한 시간내어 읽어 주시니 무한히 기쁨니다.
좋은 서평도 감사하고요.
행복한 밤 보내세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오랫만에 찾은 고향
감회가 새롭고
산천초목은 그대로 일지 설레임 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건 옛 말

급변하는 고향

또 다시 언제 오려 나

어린 시절의 고향만을 생각하다
디시금 달라져야하는 고향 생각

그래도 내 고향이 좋은건? ㅎㅎ
굿밤되세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고향은 고향이기에 좋은 듯 합니다.
느끼는 오감이 바뀌고
주위 환경이 바뀌어도
고향 임은 여전하지요.
굿 밤되세요.

<span class="guest">철이</span>님의 댓글

철이 작성일

감나무님!
가장 유익했던 모임이었나요?
혼자 여기저기 다 다니셨군요.
특히 일욜 새벽 홀로 기행은 만감이 교차했을듯.
좋은 추억 남긴듯 해서 더 좋아보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겁게 사세요.

<span class="guest">박옥선</span>님의 댓글

박옥선 작성일

맞아요.
여태 묵은 체가 훅 내려갈 정도로 시원하게
가보고 싶은 곳
느끼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
담고 싶은 것
혼자서 또 함께 더 이상의 좋음은 없을 듯 싶을 정도로
잘 보내고 왔네요.
친구들 모두의 배려가 없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내 친구들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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