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자유게시판

본 홈페이지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금오도ㆍ금오열도 홈페이지입니다. 본 홈페이지에 있는 모든 게시판에 로그인 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사진은 100장, 동영상은 100MW 까지 가능합니다.


고구마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미리내 조회 660회 작성일 23-11-06 10:28

본문

어렸을 때 우리 집에서는 

고구마를 감제라 하고 생감제를

 절간하여 말린 것을 빼깽이라 하였다.

진짜 감자는 여름에 캐면 하지감자

가을에 캐면 북감자라고~~~~


그리고 이제 그 곳에 머문 세월보다

여수 거쳐 광주 거쳐 서울 거쳐 수도권에

 정착한 세월이 훨씬 긴데도 내 기억은

 최근 저장한 거부터 삭제되고

그 곳에서의 기억은 그대로다.


3월이면 무강 심어 대나무 깎아 아치로 꽂고

 비닐 덮어  순 기르고

5월 보리 베고  이삭 주우며 

거름 비료 뿌리고  밭 뒤집어 골 내고 

이모작으로 무강순 잘라서 삽목하고

여름 내내 울 엄니는 땀 흘리시며 지심 메고 

감제밭 고랑에는 동부콩과 여름내 뜯어서 

김치로 먹을 열무를 남기고 나머지 지심은 

싹 뽑고 지심싹도 호미로 긁어 메셨다.

 여름 방학이면 엄마는 세고랑

난 한고랑 잡아서 지심을 메면서 일부러 

땡깔이랑 쮸레는 살려뒀다가 가을 감제 캘 때

덜 익은 쮸레(줄외)는 따서 된장독에 묻어 짱아찌로

 도시락 반찬 싸 가고 잘 익은쮸레와 땡깔은 껍질 벗겨

맛나게 먹어 줬었다.


가을 빼깽이 공판 (농협의 절간 고구마 수매)

때가 되면 오빠들은 그 무거운 빼깽이 가마니를

 지게에 지고 지금은 그냥 내려 가기도 힘든 산태목을

내려가 공판장에 우리 자리 확보하여 

100가마가 훨씬 넘는 가마니 입구를 열어

빼갱이 등급을 받고 팔았다.

1등 숫자가 가마니에 찍힐 때마다

 울 아부지 입꼬리가  올라가고 

우리 7남매들 석달마다 나오는 

학교 수업료 납부 걱정은 줄어 들었다.


그 감제를 아니 고구마를 도시 아파트에 살면서

20년째 직접 재배해서 먹고 나눔도 하는

징글징글한 삶^^~~~~

댓글목록

미리내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잊고 살았던 금오홈 옛날 전성기에 밤 지새우며 놀던 곳이 폰 문화에 밀려 찾는 이 없어져서 그 동안 썼던 글 대충 삭제하고 나간지 몇 년이었던가???
새로 단장하여 개장했단 얘기 듣고
찾아 왔는데 사진 올리기 글 쓰기 모두 모두 익숙하질 못하다 .
차츰 알아가야지.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세상에 그 아까운 글들을 삭제하셨다니
물어 내세요 ㅎㅎ

혹시 궁금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 폰 주세요~♡

<span class="guest">미리내</span>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옛날 해킹을 당했나?
그래서 내 아이디를 사용하여 이상한 거를 올리고 내 글 밑에 엄청난 영어 댓글이 끝없이 달리고~~
무서워서 삭제하고 나갔었지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빼껭이를 비롯해
땡깔 쭈레이야기를
과연 누가 풀어줄 수 있을지
무척 기다렸습니다.
우리가 몸소 겪고 보고 자라온
저 싱싱한 체험을 어찌 잊으리오

미리내님 너무 반갑습니다
그리웠습니다~♡

미리내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그 때 그 사투리들이
지금 떠 올려 보면 정겹고 그립네요.
찬물래기.ㅡ냉수동
따순기미ㅡ온수동
검바구 등등 지명도 참 촌스런 듯
그런데 왜? 그 촌스러움이 전 더 고향이데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미리내님 넘넘 반가워염
대 환영 합니다.
앞으로 미리내의 멋진 활약 기대됩니다.

미리내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그동안 고향 홈 나가 여기 저기 널어논게 많아
비설거지랑 할라면 자주는 못 오겠지만
반갑고 가끔 뵙겠습니다.
집 리모델링하고 청소하고 살림 채우느라
애께나 썼것네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빼깽이공판하고 빼깽이 배에 실어주면 가마당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데 온동네 남녀노소가 다 동원 되었었다.
이고 지고 어께에 메고 장정들은 날아 다녔고 그 속에서도 인정이 철철 넘처 흘렀다.
지금 도시에 살다보니 택배아저씨들 시간이 돈이라면 잠시도 대기 조차도 불허 하시는데, 그 때는 그 힘든 일을 틈틈히 이웃도 도와줘가며 했었다. 아이들 여인네들 머리에 이고 온 가마니 다리가 후들거려 배와 연결된 길고 좁은 사다리 못타게다며 아우성이면 두말도 없이 동네 장정들 배에 실어주고 갔었다.
멋쟁이 삼촌 아저씨들!
지금 돌이켜 보아도 참 금오도의 피는 뜨거웠다.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빼깽이가 없었다면 우리네 삶도 녹록치가 않았으리
빼깽이가 우리네 공부였고 우리네 밥줄이였고
우리네 간식이였고 우리네 삶 자체였던 그 때 그시절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고구마

지금은 맛도 색깔도 다양한 고구마
몇일전 군고구마를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어서 재구매했다.
이런시대가 올 줄이야~
예전에 상상이나 했었던가

그래도 우리네 추억속의 간식은 밀가루 무쳐서쩌낸 빼깽이
간식 잊을 수가 없지 않는가요?
잘 읽었습니다

미리내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지금은 멧돼지가 파 헤쳐
고구마 농사를 할 수가 없다면서요?
이 곳 도시에서는
고양이만 있으면 쥐 파 먹을 걱정 없이
잘 되는데요.^^

<span class="guest">금오도민</span>님의 댓글

금오도민 작성일

역시 엉뚱한 매력을 풍기는 미리내 님 출동하셨네
어쩌면 저런 기억 능력을 타고 났는지
설마 저 때부터 메모를 한 것은 아닐텐데
놀랍기만 합니다
글을 읽고 있으니 그때의 풍경이 어제 일처럼 절로 그려지네요...

미리내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제 정체를 아시는 분인거 같구만요.
교회 독거 어르신 반찬 봉사팀 청남대로 나들이 가는 버스 안에 앉아 잠깐 고향홈에 들어 와
댓글 봅니다.
그런데 멀미가 나서 나가불라요.

COPYRIGHT Ⓒ 금오열도.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