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자유게시판

본 홈페이지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금오도ㆍ금오열도 홈페이지입니다. 본 홈페이지에 있는 모든 게시판에 로그인 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사진은 100장, 동영상은 100MW 까지 가능합니다.


울 큰형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dalmuri 조회 488회 작성일 23-12-06 04:54

본문


울 큰형수


사랑이 뭣이당가
부잣집이란 말만 듣고
종갓집 큰 며느리로 시집 온
우리 큰형수

옹고집 시조부모
시부모
줄줄이 시아주머니들
줄줄이 시동생들

무슨 일복이 그리 많은지
논농사에 밭농사에
모두를 건사하느라
몸은 망신챙이

아들만 넷 낳아
일 하다가 밥때 맞춰 정지일까지
서러움도 많았고
참으로 힘들었겠소

그렇게 육신으로
모든 고생 버티더니
어찌 일찍 가시어
눈물 나도록 보고프게 만드오

울 큰형수 아니었음
누가 그 자릴 지켰을까

더러는 나를 많이 아프게도 하시더니
군에 있을 때 첫 편지도 주고
휴가 나올 때 손 잡아주던 우리 큰형수
생일이면 꼬박꼬박 전화 주시던
우리 큰 형수가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소

큰형수가 준 간척지 쌀도 받고 싶고
큰형수가 준 마늘도 받고 싶소
우학리가 고향인 큰형수!
울 큰형수!

댓글목록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큰 동서님과 막내 동서님께서 나란히 배를
타셨었군요.
짧은 삶 동안 남들 긴 삶에 하실 일 보다
더 봉사하고 가실라고 그리도 사셨나봅니다.
내 삶이 힘에 부치면 가까운 사람에게 어찌
짜증이든 투정이든 부리시지 않겠는지요
그리고 이내 맘 아프고 후회되고 안쓰럽고
그러셨겠지요
그래도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막내 시동생이 계셔서 그 곳에서 따뜻하시겠네요.
울 엄니도 꼭 그리 사시다 시엄니보다 먼저
가셨는데 ㅜㅜ

dalmuri님의 댓글의 댓글

dalmuri 작성일

맞습니다.

당시에는 내가 못 견뎌 버거웠으나
그 나이 되다보니

내 삶이 힘들고 숨 쉴곳 없으니 그랬었나 보다하고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그립네요.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그리워하는 시동생이 있어서 그 곳에서도
덜 외로울듯 합니다

조금은 철들고 떠나시면 덜 아플 줄알았는데
그립고 그리운것은 어쩔수없는가봅니다
아버지도 떠나고 오빠도 떠난자리 아픈 마음 부여잡고
눈이 퉁퉁붓도록 울고났더니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보러오겠노라고 약속을 뒤로 한채
삶에 터전으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에구 시스 힘내요
시스님이 잘 지낼 수록
아버님도 오빠도 편안하실 거에요

dalmuri님의 댓글의 댓글

dalmuri 작성일

아~ 슬픈일이 있었군요.

죽음은 그 자체만으로 슬픈일인데 부모형제의 죽음을 겪으면 마음이 찢어집니다.

그런것을 보면 낡은 얘기지만 있을 때 잘 해야 된다는 말 실감합니다.

가까운 분의 빈자리는 시간이 지나야 더 체감이 되니 그 공허함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 일런지ᆢ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너무 다정하신 분이
일찍 하늘 나라에 가셨네요
형수님이 정을 많이 주셔서
더 많이 그립겠네요.
좋은 분들은
왜 일찍 떠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dalmuri님의 댓글의 댓글

dalmuri 작성일

그러게 말입니다.
좋은분들은 다른곳에서도 일찍 댈꼬 가고 싶어한가 봅니다.

저는 죽음을 많이 보는 직업인데ᆢ
어제도 두 분의 고독사를 보니 참으로 마음 아팠습니다. 삶의 화려함이 있는들 그렇게 외로이 갈때의 기분은 어떨까ᆢ짐작해보니 잘 사는게 무엇인가 생각하였습니다.

어쩜 우리네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것은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그럴수도 있을거란 역설을 떠올려봅니다.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달무리님의 큰 형수님은 참 행복한 사람이셨겠네요~
조부모님 시부모님 시동생 시누이를 건사하느라고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으셨겟지만
이렇게 알아주시고 보고파 그리워하시는 달무리님이 계시니까요~

요번 동짓달에 보름달이 뜨면 "형수님~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외쳐 보셔도 좋을듯합니다~.

dalmuri님의 댓글의 댓글

dalmuri 작성일

ㅎㅎ 감사합니다.

마음 아픈 얘기지만
고인이라 하여 누구나 다 그리운 존재는 아닐겁니다.
그러나
적잖은 세월이 흘렀어도 빈 자리가 쉬이 메워지지 않은분도 계시죠?
아마도 울 큰형수는 그런분이라 생각됩니다.

향기님도
그 좋은 향이 사방팔방으로 두루 퍼지길 바랍니다.

COPYRIGHT Ⓒ 금오열도.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