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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에 가는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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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367회 작성일 24-01-03 13:02

본문

금오에 살면서 평안을 가져다주는  몇 안 되는 은총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하늘과 바다를 황홀의 경지로 몰아넣는 저녁노을이다.

노을은 해 질 무렵에 수평선 부근이 빨갛게 물들어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산란되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우리에게 도달한다.

어제도 그렇게 저물어 갔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모태로 뽈락 껍질이 불키듯이  부풀어 오르게 구어 주던,
잉그락불을 닮은 노을 속으로  숨가픈  해가 떨어질 때면 쓸쓸함이 스며드는 것은 무었 때문일 거 나.

노을이 물들어 하늘에 피어나면 나의 심장은 알 수 없는 소용돌이로 설레고  바다로 내려가면 나의 심장은 알 수 없는 두근거림으로 아파한다.

어떨 땐 물들어 가는 하늘에서 해와 구름과 바람이 살을 섞는 듯한 애정 행각에 가는 길을 멈추고 질투심에 떨리는 흥분에 젖기도 한다.

물들어가는 서쪽 하늘, 물들어오는 서쪽 바다를 바라보면  형언할 수 없는 감정선이 수평선을 너머 서며 지워지기도 한다.

누군가에 따라 의미들은 달라지겠지만 찰나의 순간마다 천상의 모습으로 연출되는 신들의 붓 자국은 범절 할 수 없는 창조의 위용으로 인간의 교만과 허영를 잠재운다.

요즘 금오홈에 일상서는 접 할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한 일몰과 노을이 영상화하여 업로드 되고 있다.

매니아들에게 변화무쌍한 석양 노을을 시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계절마다 순환되는 태양을 따라  알맞은 구도와 오션 뷰를 찾아 험난한 여정도 마다하는,

그 열정과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덕분에 미지의 영역을 훔쳐 보고는 있지만 천기누설로 신들의 노여움을 사는 것은 아닌지 인간세계의 소심한 걱정도 해 본다. ㅎ


인생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 길에 서서 아름다운 고향 하늘과 바다에 내리는 저녁노을처럼 물들어 가고 싶다.


그건 태반을 묻었고 부모님의 혼이 잠들어있는, 잊지 못할 추억과 다하지  못한 사랑이 남아 서일 거다.
여명의 햇살이 다다른 노정에 일으키는 경이롭고 고귀한 노을빛에 가는 길을 묻는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변화무쌍한 노을을 매일 매일 볼 수 있다는건 축복입니다.
그 붉음이 때로는 위로가되고
때로는 한없이 서글퍼도 지고
때로는 멀리 도회지에 사는 친구들이 생각나고
하루도 같은 노을이 아닌
우리 마음과 같은 노을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도 아름답지만
붉게 물들어 넘어가는 태양 또한 무어라 표현 할 수 없는
그 장엄함이 우리의 삶을 대변해 주는 듯
잘 살아왔노라고~~현재 진행형으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멋진 오후되세요 ~~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노을은
정말이지 평생을 가도 보지 못할
특별한 시야를 확보하게 합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표정과 깊이가 달라서
매일 보아도
매일 신기하고
매일 설레기만 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어쩌면 길은
이렇게 깊숙이 닿아서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지
그 천기누설의 힘은
너무도 대단하고 완벽해서
살짝 뽑아내기만 해도 대박으로 남을 텐데
우리는 또 가만히 묵혀 두었다가
어느 시대 끄트머리에 닿아서
주홍빛으로 우려낼 수도 있겠네요.
그때는 산벚나무님 반씩 나누기로 해요.ㅎㅎ
오늘의 멋진 글로
노을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온 시야가 초 미세먼지로 가렸더니
온도계의 수은주가 내려 가려는지
석양이 보일 무렵 맑아집니다.
매일 보는 석양이 매번 같은 풍경은 이니지요 위치도 색채도 내 마음 상태도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수님는 어려운 문자를 많이 사용하셔서 매번 두세 번 반복하여 읽게 하십니다.^^
새해에도 건강 복 의.식.주복 등 복 많이 받으시와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한편의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숨가픈 해가 떨어질 때 쓸쓸함이 스며드는 것은 무엇때문?
그리움?
흐르는 세월 속에 새겨진 그림자에 대한 그리움
그 먼 어딘가에 떠도는 실체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다가올 막연한 그무엇 대한
그리움은 아름다움이며 또한 쓸쓸함 아린 가슴입니다.
산벗나무님의 -사진올리기- 동고지 해맞이 편
정말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멋진 새해 선물이었지요.
청용의 해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금오홈의 영상들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자연의 무한한 치유력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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