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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심(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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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353회 작성일 24-04-28 13:58

본문

여름을 알리는 입하(立夏)가 찾아 와도
새벽녘 바람은 차갑기만 하구나

구름도 비켜 간 하현 달이 산등성에 기울고
부엉바위 부엉이는 둥지로 날아드네

신작로의 가로수에 어둠이 가려 서니
여명을 부른  닭 울음소리가 성성도 하여라

초포천 맑은 물이 자갈 포구에 이르자
다릿가에 추억들이 밀물처럼 밀려드네

현을 타는 대부능선 보돌바다로 이어지고
병풍바위 서릿발은 새벽일을 다그치네
 

갑판위 물장 안에 산 것들이 튀어 오르니
식솔 거느린 노부도 마음이 분주하다

닳은 신발 이슬에 적셔지고 흔적을 남기니
찍을 방아가 아직도 남아 있구나

잔병에 뒤척이고 잠 못 이루어도
푸른 물빛을 여니 마음만은 창랑 하네

축항 끝 수은등에 아련하던 꽃이 지면
바다 건너 꼭두여는 왜 이다지 슬픈 것인가

한줄기 춘풍에 심중을 내밀어
일렁이던 파랑 파도에 고뇌를 부순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산수</span>님의 댓글

산수 작성일

이번에는 아주 격조높은 시를 주셨군요.

내일 새벽부터 마침 봄비가 온다고 하니

선배님의 春心에는 마땅히 春夜喜雨라야 상대가 될듯 합니다.^^


좋은비는 때를 알아서

올해도 봄이되니 어김없이 내리는구나.


대부능선 밤바람를 타고 내린 비는

소리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셔주네


초포길 어귀에는 구름이 낮게깔려 어둡고

축항에 드는 고깃배의 불빛은 주변을 밝게 비춘다.


새벽비에 붉게 물든곳이 어디인가 봤더니

솔고지 언덕너머 꽃잎이 가득 흩날리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간다 한들 허한 자리 넘치는 것 없고
온다 한들 마음자리 풍성한 것 없으니
꽃 피고 진다 한들 내일이 푸를 손가
정에 몸 담그고 지금에 길할 수밖에 


두 분

너무 진지하셔서

그냥 흉내 내어 보았어요 ㅎㅎ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초포앞바다의 여명이 느껴지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격조 높은 시조 같아 몸과 마음이 숙연 해 집니다

대부선 능선도 초포 포구도 

아련하게 그려지는 아름다운 시 입니다

곡조를 넣어서 

불러 보고 싶네요.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파 까다가 흙 묻은 손으로 

열심히 댓글 썼건만

뭘 잘못 눌렀는지 사라지고 ~~


위 세분 덕분에 어사 박문수전이 떠올랐거든요

술상 앞에 두고 주거니 받거니

시조 흞는 선비들요.^^


산벚나무님의 댓글

산벚나무 작성일

예전 물 보러(고기잡이) 다녔던 추억이 생각나 새벽녘에 방파제에 나갔습니다.그때의 소회를 남겼을 뿐인데 좋게 평가 해주니 감사합니다.그렇더라도 시성[두보]에 견주는 것은 좀 아니지 안 씁니까 ㅋ언제 가도 어느분이 답글에 [두보]의 등고(燈高)란 글을 올려 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참 민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span class="guest">콩심이</span>님의 댓글

콩심이 작성일

멋진 글 잘감상했습니다 .

옛날 옛적 풍경이 겹쳐서 

더 좋습니다 ㅎ

향기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일렁이던 파랑 파도에 고뇌를 부순다. " 

초포앞바다가 그려집니다~.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모든 근심 걱정이 시원하게 부셔지는듯 하지요~.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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