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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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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회 110회 작성일 02-08-3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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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iginal Message -----
작성자 : 김윤진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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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리는가 싶더니

굵은 빗줄기로 퍼붓기 시작했다

미선은 오늘 한 사건을

해결한 듯한 기분이었다

비 때문에 일찍 어두워진

아파트 단지는 나트륨등의

오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 서둘렀다

그런데 벨을 눌러도 기척이 없다

'아무도 없는 가'

백 속에서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남편은 퇴근 전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어이없어 했다, 혼자서


*


"텅 빈 아파트에서 지내기 괜찮으세요?"

사실 그녀가 꿈꾸었던 생활이었다

“네, 그냥 대강 해 먹고살아요”

자세히 보니 흰 피부는 귀티를 나게 했다

“누나같이 예쁜 사람이 책을 내니

더 잘 팔릴 거예요”

성민은 꿈꾸듯이 말한다

“누가 작가 얼굴보고 사나요?”

“아! 죄송해요 누나, 실례를…”

“누나한테 버릇없게”


*


대학 때 한 남학생이 짝사랑하다가

눈앞에서 약을 먹고

죽어 가는 것을 보게 하더니

끝내 그는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의지와 상관없는 살인자!

아, 정말…!

마치 소설 속에나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던 것이

그래서 가을이 되면

그 아이의 죽음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는데

그 이 전에도 그 이후에도

남자라는 사람은 미선을

그냥 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계속되는 사건의 연속이니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


잠시 눈을 감고 미선은 괴로워했다

다시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얼마나 애처롭고 애닮은 일인가


*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 이름 하나 걸지 못하니

나서서 자신의 입장을 논할 것도

스캔들일 것도 없는

그저 답답한 혼자만의 일이었다

억울한 노릇이었으나

남들 보다 나은 외모 탓에

치르는 값이려니 여겨야 했고

그러면서 세월의 나이를 지내왔다

그 점이 작가의 꿈을

이루게 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미선은 자신을 항변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고

나아가 독자에게 자신이 인식한

세계의 실상과 가치관을

언어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젠 좀 덜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성민을 바라보았다

에어컨을 켜고 있는 모습이 슬펐다

아니, 처절하기까지 했다

그때 대학 시절

그 아이에게 매몰차게 했던 것이

후회스러웠기에

성민에게 잘 대해 주고 싶었을까?


*


“응, 뭘까? 그래 들어주고 싶어”

“누나…이마에 입…맞추면 안 될까요?…”

".........."

멋쩍어 하는 성민이 우습기까지 했다

“그래…뭐 어렵겠어.”








*김윤진*


-소설 '어떤 만남' 中에서-

98' 월간문예사조

'노블21'/ebook

http://www.novel21.com에 소개된 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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