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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해돋이를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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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태호 조회 293회 작성일 04-01-2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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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랜턴을 켜고, 등산화끈을 꽉 조여맨 후, 천왕봉 정상을 향해 출발한 시간이 새벽 2시 45분이다. 이마와 등에는 어느새 구슬땀이 쉴새없이 흘러 내렸고, 숨은 가쁘게 몰아 쉬었다. 시끌 벅적한 소리에 귀 기울이니 벌써 로타리 산장이다. 도착한 시간이 새벽 4시 52분이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등산객들이 발 디딜 틈도 없는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모습들 속에 있노라니 어디에선가 오는지 몰라도 매서운 바람이 흙먼지와 함께 온몸을 사정없이 때렸다. 일출을 보기위해서는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어서 5시 21분에 로타리 산장을 뒤로 하고 출발을 해야만 했다. 어느 정도 가다 보니,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났고, 가파른 오르막에 놓여 있는 좁은 계단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려 하니 말 그대로 병목현상이였다. 일천이백미터 높이에서 등산하는 산악인들의 헤드랜턴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광경을 어찌 말로써 형언 할 수 없을까? 그렇지만 많은 인파 속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하면, 해돋이를 보지 못할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해돋이 시간이 7시 36분이란다. 어찌 됐든 간에 시간 안에 정상에 도착하여 기다렸다가 일출을 봐야 하며 사진기로 일출광경을 찍어야만 하는 사명감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랄까? 한참 때 같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세시간 안에 정상에 등정 했는데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숨이 턱 밑에 까지 차올라 잠시 머물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하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7시 13분이다. 붉게 물들은 여명… 금방이라도 떠 오를 것만 같은 느낌! 베낭 속에서 카메라를 빼내어 플래쉬를 연결하고 기다렸다가 일출을 찍고 나니 여기 저기서 함성이다. 애국가를 제창하고 만세 삼창을 하고 나니 주위를 살펴볼 여유로움도 생겼다. 그 함성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천왕할매도 놀래어 일어 났을 것이다. 올라오면서 흘렀던 땀방울과 힘들었던 순간들이 해돋이를 보면서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시쳇말로 이 맛에 산다 하겠지? 잔뜩, 배가 고파서 인지 사정없이 먹어 대었던 비상식량들… … 수많은 해돋이를 봐 왔지만 그렇게 선명하게 보는 것도 큰 행운이다고 생각한다. 천왕봉 해돋이는 더욱더 그렇다. 새해에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앞섰다.
정상쪽으로 오는 행렬 중 우리 일행이 오지나 않을까? 주시하면서 햇볕을 쪼이고 있노라니 수많은 천왕봉 산행 중 이처럼 따스했던 햇살은 처음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1시간 40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정태와 춘희가 시야에 들어 왔다. 너무 반가워서 고생했다고 우리끼리 하는 인사를 하고, 먹을 것을 건네 주었다.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았더니 산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춥게도 하얀 옷을 입고 있는 놀라운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었다. 창준이가 도착했다. 방금 전처럼 반가움을 표시하고 휴식을 취하게 한 후, 저 가벼운 몸에 오름행위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자길래, 상황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질서 없이 모델이 되겠다고 야단들이여서 우리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양보하기로 하고 정상을 뒤로 하고 아침 9시 40분에 하산을 했다. 이상기후로 인해서 인지, 날씨도 춥지 않고, 눈도 많이 내리지도 않았다. 하산 중에 피가 많이 묻어 있길래 어느분이 심하게 다쳤구나! 했더니만 아주머니가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지 붕대를 감싸고 장터목 산장까지 날아온 구조헬기에 의해 많은 염려를 한 산악인들의 마음까지 같이 싣고 날아가 버렸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니 10시 47분이다. 단감을 깍아서 주고, 수제비에 점심을 이렇게 맛있게 먹어 본적이 기억에도 별로 없었다. 등산객들이 자기 쓰레기는 가져가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 주위가 온통 쓰레기라 눈살을 찌뿌리게 했었다. 산장에서도 쓰레기통을 재배치 하던지 다른 대책을 수립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하니 마음이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2시에 장터목 산장을 뒤로하고 먼저들 하산하라 하고 칼바위로 향해 다리품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출발지점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5분이였다.
하루의 절반을 산에서 보낸 셈이다. 산삼 썩은 물도 먹어보고 온갖 약초도 다 먹어보니 그야말로 신선이 따로 없다.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았으니 아가씨들은 가까이 오지 말라고 미리 경고를 해두는 바이다. 다들 고생했다고 인사를 하고, 명함을 주고 받고, 일정에 여유가 있거든 여수에 놀러 오라고 말하고(맛 있는 것 사준다고 말하고) 그냥 헤어지자니 아쉬워서 의령에서 소갈비에 저녁식사를 했었다. 일행들과 헤어진 후, 곧바로 설악산으로 빙벽 하려고 감… …

친구들아! 오랫만이다. 그 동안 몸 건강히 다들 잘 지내고 있겠지? 정말 반갑고 기쁠 뿐이다. 어언 벌써 새해도 설날도 지나가 버렸구나! 일상생활에 바쁘다 보니 근황이나 소식도 등한시하고, 동창사이트에도 자주 못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소식도 접하지 못한 점, 미안하구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늦었지만 원숭이띠인 올 한해도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벌어 부자 되고 행복한 가정 이루길 멀리서 나마 기원해 본단다.
12월 26일 월요일 이태호가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여친</span>님의 댓글

여친 작성일

정말 멋진 등반을 했었군요
다음엔 날잡아서 남면 일주를 친구들과 같이 정담을 나누며 등산을 하는거는
어떨련지요...
한번 날잡아서 올려보세요
동창끼기 함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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