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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중학교

천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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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정순 조회 1,084회 작성일 07-03-0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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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봄과 함께 5학년 새학기가 시작 되었다
그 날도 여느날과 다름없이 큰길을 따라 등교를 했다

큰길을 따라 등교를 하다 나의 천사를 만났다
난 장애인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놀라기도 했지만
어린동생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사 앞으로 가서 등을 내 밀었다
천사는 아무말 없이 내등에 업혔다
천사를 업기는 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천사책가방, 천사목발2개, 내책가방을 모두 나의 등에 올려 놓고 보니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그날은 아무 생각없이 천사를 업었기 때문에
다시 내려 놀 수 도 없는 상황이라
낑낑거리며 학교까지 업고 갔다

1학년 교실에 천사를 내려놓고 4교시가 끝나면 데리려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교실로 와서 수업을 받는데
그날은 너무 흥분되어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4교시 종을 치자마자 1학년 교실로 뛰어가
종례를 마친 천사를 업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천사집에
천사를 바래다 주고 다시 학교로 오후수업을 받기 위해 뛰어와야 했다

다음날 부터는 아침일찍 천사집엘가서 천사를 업고 등교를 하기 시작 했다
며칠을 그렇게 등교를 했는데
어느날 내친구가 가까이 오더니 내책가방을 들어주기 시작했고
그 친구도 아침에 등교할때 그 천사집으로 와서 같이 등교를 하기 시작했다
짐이 한가지 덜어지니 얼마나 좋던지....

누가 시켜서 하는것도 아닌데
우린 한조 가되어 매일 같이 그렇게 등교를 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난 천사를 집에 데려다 놓고
또 오후 수업을 받기위해 뛰어서 학교로 오곤했다

비가오면 천사와 난 우산을 쓸수 없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고
어느날은 천사가 혼자서 화장실 출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실례를 하면
우리 둘은 한 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옷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여름엔 천사를 데려다 주고 오후 수업을 받으려 오면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겨울은 오히려 둘이라 따뜻해서 좋을 때도 있었다.

6학년 새학기가 되어도 변함없이 천사와 함께 등교를 했는데
6학년 여름방학 끝날 쯔음에 강원도 함백으로 전학을 가야 했으므로
천사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전학을 오고 말았다.

천사와 함께했던 일년반이란 세월을 통해 정말 즐거웠었다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뿌듯함에
늘 즐거웠었다
하지만 전학을 오고 , 혼자가 되었을 때
천사를 많이 생각 했었고
천사는 늘 혼자인 나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주었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마다 오뚜기 처럼 일어나라고....
천사도 하는데, 너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중년이 되었음에도 천사을 생각하면 늘 나의 가슴이 따뜻 해 진다
지금은 결혼을 해서
아들하나 낳아 잘 살고 있다고 했다
25년이 지나 소식을 접했을때 정말 기분이 좋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도 했다
아주 어릴적에 만난 예쁜 천사가 나에게는 큰 선물이였다
축복이였다, 행운이 였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방이동</span>님의 댓글

방이동 작성일

칭구야 우찌이리도 어렸을적부터 맴이 이뻤냐
참 대단했다, 난 어려서 좋은일을 하면서도 불평하고 그랬는데 .....
될성브른 사람은 어렸을적부터 알아본다더니 ㅎㅎㅎ
참으로 좋았겠다^^ 천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
너의 글을 볼때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낀다
항상 좋은글 올려주어서 늘 고맙고!!
많이 많이 행복하구 해피해라~~~~~~~~~~~~

<span class="guest">옥선</span>님의 댓글

옥선 작성일

우리가 살아온 시절을 생각하면
정순아 그 때는 참 대단했었지?

난 지금 그렇게 살라하면 못 할 것 같더라

그시절에 우리는 조그마한 것에 감사할 줄 알았고,

아름다움을 볼 줄 알았고 ,

베풀줄 알았었는데,

요즘은 삶이 더욱 각박해지는 것 같더라.

우리 3월 모임은 야외로 나갈까나 ?

<span class="guest">장정순</span>님의 댓글

장정순 작성일

순예야 내가 이뻐서 한것이 아니고
마음에 따라 했을 뿐이구만~~~~~~~~~
그게 다여~~~~~~~~

<span class="guest">장정순</span>님의 댓글

장정순 작성일

옥선아 조금 덜 바쁘냐?...
자주와라....
그래 요즘은 참 많이 각박하다
가슴이 메말라서 모래성을 이룬다
3월...좋은 달이다
의견일치을 보면 연락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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