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여남중학교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회 306회 작성일 07-10-16 11:32

본문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무심</span>님의 댓글

무심 작성일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싶네요.
같은 장소라 해도 계절마다 풍경이 다르니 우리네 또한 그 모습들을
보면서 조금씩 영글어 가지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움이 점점 깊어가는 계절입니다.
따뜻한 마음 품어 행복한 하루들 되세요..

<span class="guest">보리수</span>님의 댓글

보리수 작성일

가을은 정말이지 그런모양입니다.
나또한 가을내음나는 바람을 가슴깊이
들이마시면서..이냄새와 함께 밀려오는
그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리워합니다.
유난히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들을 가슴시리게 보고파 합니다.
이세상 어느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면서도 그저 뒷모습이 비슷하면 문득
떠오르고, 비슷한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되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이를 바라보게 됩니다.
어쨌튼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인것이 틀림없습니다..

COPYRIGHT Ⓒ 금오열도.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