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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


비렁길 1코스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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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희 조회 408회 작성일 22-11-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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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을 걸으며...





여명이 가만가만 피어날 즘
친구 따라 나선 비렁길

그곳엔 격동의 시간을 보내신
울 아버지가 계시고
평안의 품으로 안아 주시던
울 어머니도 계십니다.






바람마저 잠자던 길들 위에
우리가 알던 유년의 꽃들과
들풀과 초목들은
청아한 공기 속에 깨어나
어느새 다가선 역광에
몽환의 풍경을 그려놓습니다.






청미래 넝쿨 아래 친구는
지금 우리가 어느 뒤안길을 걷고
또 어디를 가려 하는지
지난한 가슴을 풀어놓습니다.

그때
저 멀리 푸른 바다를 가르며
우리가 알던 배 한 척이
떠나고 있습니다.






오롯한 한줄기 물살로 이어진 우리도
이내 길 떠날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떠난다 하여도
애초에 내 것은 없었기에
오늘 우리가 걸었던
푸른 길이면 족했고
그 길들 위에 뿌려진
추억 이면 되었습니다.






하나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바람 한 줄 햇볕 한 움큼
귀하고 귀하지 않은 게 없는
내 고향 비렁길을 걸어온 우리는






다시 푸른 들을 지나
작은 섬의 사잇길을 걸어갑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광대무변의
진리와 진리를 이어가며...



글,사진/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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