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렁길 2코스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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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277회 작성일 23-05-04 07:56본문
오늘 걷는 길은 마전등산이 포근히 감싸는 직포마을 해안길을 따라 낙락장송, 연목머들,새밭골, 촛대바위, 굴등막끝, 동매, 가는고지, 망바위까지 평화롭고 목가적이고 호젓한 비렁길2코스의 숨어있는 이야기를 풀어 보려 한다.
금오 팔경 중 하나인 개미 몬당에서 바라본 직포 마을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황홀한 전경이었다.
그 속에서 둥지를 틀고 함께 살아 온 등천의 30여 그루의 낙락 장송은 그 연륜 만 큼이나 긴 가지 늘어 뜨렸고 이기, 소라, 색색의 모래 고동들이 숨쉬는 하얀 모래밭에는 멱 감고 후리하고 조개 껍데기 모으던 동심의 추억들이 너울 결에 밀려든다.
마을 모퉁이 바위길을 넘어 옛 도갓집 앞 몽돌 해변에는 아취를 이루었던 전곡 소나무가 가는 길을 막아서고 파도가 일렁 이는 연목 머들은 온갖 해조류가 어울렁 더우렁 살아 가는 바다 생물의 휴식처다.
새밭골을 오르는 들녘 가 에는 봄날에 핀 야생화가 지천에 깔려있고 어린 염소들의 울음 소리는 목가적 옛 풍경 그대로 였다.
녹음 질은 가파른 산세를 타고 오른 촛대바위 전망대에는 푸른노송,매봉, 소리도, 나로도가 수평선과 함께 또 다른 모습으로 전개된다.
산길을 나와 굴등에 들어서면 옛 모습 그대로 높은담장, 돌과황토로 쌓은 외양간, 세월을 느낄수있는 고목나무 등은 어제 같은 오늘을 반추하고있다
트랩 처럼 내려간 굴등전망대 계단길은 밀도 높은 수목들이 도열하듯 맞이하고 광활한 바다의 넘실거리는 물결들이 신기루처럼 몰려와 마음의 고뇌를 벗긴다.
팽나무 방풍림을 벗어나면 대부능선 북쪽 스카이 라인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매로 내려가는 길에는 신선대, 용머리,개도, 고흥반도 가 그림같은 모습으로 보돌바다를 수 놓고 있다.
가는고지 계곡 까지 동백과 해송이 만든 터널 같은 숲 길은 짙은 어둠으로 신비로움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계곡 다리에서 곧장 가면 두포 마을이고 계곡 오른쪽을 따라 산등성이로 올라가면 가는고지 옛 마을을 만난다.
마을이 보이는 낭떠러지 어귀에 망바위가 나 오는데 옛날 어장이나 개막이 그물을 설치 후 물고기들의 이동을 관찰하던 바위다.
지금은 바위만 덩그러이 남아 있고 우거진 숲들로 바다는 어지러이 관측될 뿐이다.
굴등에서 두포마을까지의 길은 원주민들이 이동 수단을 위해 좁고 비탈진 옛 길을 버리고 평지를 찾아 새로운 길을 수년에 걸처 피와 땀으로 개척한 농로다.
비렁길 취지와는 다르게 농로를 다니기에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비렁길 2코스에도 깜짝 놀랄 만한 해안 절경이 있다.
두포축항 >도깨비굴 >작사갈밭> 동매>병남이집밑>막끝(굴등전망대)>통안까지 바다와 비렁과 수목이 어울어저 있는 명품 탐방길이 조성 될 날을 기대 해 본다.
산길을 내려와 두포천 다리에 서서 아래를내려다 보면 떼를 지어 바다 를 유영하는 생물들에 탐방객들은 탄성을 자아내며 자갈포구와 보돌 바다를 붉게 물 들이고 커다랗게 떨어지는 해는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체험도 하게 된다.
해안길 노송나무 아래에는 노 부부가 운영하는 맛집이 있는데 솔 가지 늘어진 아래서 포구를 바라보며 즐기는 식도락은 꽤나 운치가 있다.
산행 후 허기를 채우기 위해 노송나무 아래로 들어 서는데 어디선가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지인들과 함께 금오도 여행 왔다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 순간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과 목소리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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