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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여행 후기

다시 가보고 싶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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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장춘 조회 7,345회 작성일 09-04-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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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간, 군에서 30여년 고락을 같이 하다가 현재는 전역을 하여 흩어져 살고 있는 전우(3명L,H,M)끼리 추억을 만들고자 함께 금오도를 다녀왔다.

  당초 계획은 L과M 둘이서 출발하여 산행만 하기로 하였으나, 막판에 H가 합류하여, 낚시계획도 추가되었다. L과M은 산행은 중급정도 수준이나, 낚시는 완전 초보인데다, 취미도 없어 가끔 섬으로 여행을 하더라도 낚시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H는 산행에는 관심이 없으나, 낚시는 초보수준에서 1단계 업그레이드 된 수준이랄까? 어쩌거나, 오랜만에 전우애를 다지기 위해 함께 여수에서 금오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img2]

  여천에서 하선을 한 일행은 숙소를 정하기 위해 가지고 들어간 승용차로 섬을 일주하며 마음에 드는 민박을 구하기로 하여, 함구미를 비롯해 송고, 대유, 장지, 직포, 두포까지 두루 살폈으나, 결국은 금오에서 제일 크며, 면 소재지가 있어 생활하기가 편리한 유항리에 머무르기로 결정하였고,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장주사님과 연결되어 명가모텔을 소개받고, 여장을 풀게 되었다. [img4]
  모텔이라, 도회지에서 생각하는 숙박만 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되었지 만 비수기이고 산행 후 목욕이라도 불편하지 않게 하고 싶어 민박보다 좋겠다고 생각하여 들어갔지 만 의외로 그곳에는 2층에 별실로 팬션형 룸이 있어서 간단한 취사가 가능하고 6~7명이 숙박을 하여도 충분한 아주 훌륭하고 아늑한 최신의 설비가 갖추어 진 방이어서 우리들의 기분은 한층 업 되었다. [img5]
또한 3층에는 그곳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별도로 구비되어 있었는데, 남도 특유의 맛 깔 나고 정갈한 음식이 우리 입맛을 땅기게 하였으며, 백반 정식이 5천원으로 차려진 음식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3박4일간 매 끼니 메뉴를 바꾸어 주는 주인의 세심한 배려에 식상하지 않고 아주 잘 먹고 잘 지내 우리 일행 모두는 매우 흡족하게 지낼 수 있었으며, 특히 그곳에서 먹은 음식 중 주인이 직접 야산에 방목하여 키운 토종백숙은 전복과 함께 끓였는데,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전국을 두루 여행하며 먹어 본 어느 음식보다도 압권이었다. 닭의 육질이 매우 쫀득쫀득하고, 작지만 전복(제주도에서는 오분자기라고 함) 10여개를 넣어 요리 한 음식, 육류와 해물의 만남은 환상, 그 자체였다 덕분에 소주는 엄청 먹었지 만, 밥 대신 나온 죽의 맛도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즐거움 이었다.

  2일째는 L과M은 대부산으로 산행을 하고, H는 송고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검바위에서 하차하여 옥녀봉으로 올라간 우리는 무수한 동백 숲을 헤치며, 섬 특유의 수목들로 우거진 잘 정비된 등산로를 오르며 육지의 산들과 또 다른 하나의 기쁨을 만끽 할 수가 있었고, 옥류봉 정상에서 내려 본 우항리의 아담하고 정겨운 풍경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옥녀봉에서 문바위를 거쳐 대부산으로 이어진 능선에서는 아름답고도 희귀한 수목들과 밑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섬, 작은 무인도를 비롯해 대.소횡간도, 대.소두라도, 나발도, 화태도,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떠다니는 고기잡이배들은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엘레강스하고 환타직한 분위기였다. [img8]
해발 382m 대부산 정상에서 멀리 보이는 거문도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송고와 함구미는 정감을 더욱 느끼게 하여 주었으며 함구미 농가의 유자나무는 새로운 풍광으로 내게 다가왔다. [img9]
12km의 짧지 않은 코스를 3시간20분만에 주파한 우리는 H가 낚시를 하고 있는 송고까지 차도를 따라 걸어와 합류 하였는데, 그동안 H는 문지리 2마리만 잡아, 그 곳에서 잡은 고기로 소주를 한잔하고 라면이라도 끓이기로 하였던 우리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방파제 한 곁에서 함께하던 동네 할머니들은 모두 수십 마리의 핫꽁치를 잡았던데 아마 포인트를 잘 못 잡아서 그런지, 아니면, 릴낚시만 준비 한 H의 미숙함이 원인이었던지 어째든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철수를 하여 숙소로 돌아 와 점심을 먹고, 주인에게 핫꽁치 낚시가 용이한 낚시 대를 빌려, 장지로 이동하였으나 그곳에서도 썰물이라 그런지, 핫꽁치는 한 마리도 못 잡고, 잡어 몇 마리만 낚아 소주로 몇 모금으로 추억을 낚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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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째는 오전에는 모두 함께 망산을 등산하고, 오후에는 배를 빌려 안도와 연도를 구경하고 낚시를 하기로 하였다. 망산은 347m의 작은 산으로 1시간가량 소요되지만 심포 쪽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표시가 안 되어 애를 먹었다, 초입에 잘못 들어선 일행은 가시 덤 풀 및 갈대밭을 오가며 30여분 간 고초를 겪다 정상적 등산로를 만나, 순조로운 산행을 하였다. [img11]
  망산 정상에는 외적의 침입을 알리던 봉수대가 있었는데 풍경도 아주 아름다웠다. 특히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안도와 연도는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만약 초행길이고 안내자가 없으면 장지에서 올라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곳에는 안내판이 있어서 우리와 같은 우를 범하지는 안으리라, 숙소로 돌아 온 일행은 점심을 먹고 1시부터 주인이 소유하고 있는 배로 관광 겸 낚시를 나갔다.
  배는 장지를 거쳐, 안도를 돌아 연도 끝자락 코굴 앞바다에서 하였는데, 그곳까지 가는 중간 중간에 낚시를 시도 하였으나 전혀 입질이 없었고, 일행은 어차피 관광이 목적이니, 낚시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이어지는 해안 절벽의 아름다운 모습과 해안 동굴들에 환호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떠들며 나갔다. 연도동굴, 코끼리바위, 두꺼비바위, 솔팽이굴, 코굴, 소리도 등대 하나하나가 예술이고 절경이었다. 주인이 목적 한, 낚시 포인트에 도착하니, 주인이 먼저 낚시를 드리웠는데 1분도 채 안되어 고등어가 4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일행은 환호를 지르며, 모두 낚시를 내렸는데 전부 곳곳에서 고등어, 뽈락이 줄지어 올라오기 시작하였고, 프로인 주인 낚싯대엔 한번에 10마리까지 올라왔다, 적을 땐 3~4마리 많을 땐 9마리씩 연실 올라오기 시작하여, 한순간 100여 마리가 잡혔다. 1시간 남짓 낚시를 도취 되었을 때 생전 처음 낚시 배를 탄 M이 멀미를 시작하여, 나는 이제 먹을 만큼 잡았으니 돌아가자고 제안하여 한참 즐기던 H와 주인의 섭섭함을 뒤로 한 채 그곳에서 철수를 하였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포인트에서 고등어 몇 십 수를 더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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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 온 우리 일행을 맞이한 주인 부인과 누님(광주에서 동생 집에 다니러 옴)은 몇 년 동안 뽈락을 이렇게 많이 잡은 것을 보지 못하였노라고 환호하며 잡은 고기를 일일이 손질하여 우리가 먹을 만큼은 세꼬시를 하였고 일부는 구이를 하였으며, 나머지는 귀가 할 때 가지고 가도록 손질 후 냉동을 시켜주는 세심한 배려를 하여 주었다. 식당에서 신선한 순수 자연산 놀래미, 뽈락, 고등어 회를 맞이한 우리 일행은 이곳을 소개 시켜 준 면 직원 장주사를 초청하여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함께 소주로 가족같이 회식을 하였는데 회식 중 슬며시 자리를 뜬 장주사가 잠시 후 돌아 왔을 때 그의 손에는 해녀들이 채취한 수년은 족히 넘었을 자연산 홍합(길이가 15cm 이상)이 한 보따리 들려 있었다. 홍합을 삶아 함께 마시며, 흥겹고 유익한 시간을 보낸 우리 일행은 2차로 자리를 옮겨 노래방까지 갔다가 3차로 장주사 단골집으로 추정되는 상록수 식당까지 거쳐 12시가 넘어 숙소로 돌아 왔다.

돌아오는 날
아침 일찍 우리 일행은 우항리 방파제 끝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숙소로 오는 길목에서 주인집 내외를 만났다, 부부는 새벽부터 본인소유의 방목하는 염소 목장에 다녀오는 길 이었고 별도로 방파제 끝자락 산 중턱에 있는 닭 사육장에 간다며 함께 가자고 권하여 따라갔었는데 비탈진 산자락에 많은 닭들이 뛰놀고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지난번 먹은 닭백숙의 육질이 왜 맛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숙소로 돌아 온 일행은 그곳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그곳 특산물인 자연산 유자를 구입하였음 하는 의사를 표하자. 주인 누님은 여러 곳으로 전화를 한 후 이곳은 노인들이 많아서 유자를 수확하기가 힘들어 외지 업자가 계약 후 전량 수거하기 때문에 지금은 사기가 힘들다며, 본인 집에서 먹기 위해 담근 유자차가 있으니 나누어 주겠다고 제의하여 1만원 어치씩 구입을 하였는데 엄청 많은 량을 담아주어 한참은 먹을 것 같네요 집에 가져오니 향이 너무 좋고 잘 샀다고 하여 기분도 좋고, 또한 부탁하여 산 금오도 전복도 아주 질이 좋아 가족에게 잘 사왔다고 칭찬 많이 받았네요.
출발 시에는 여타 섬들과 비슷하겠지 하며 떠난 길이었는데 너무 좋은 주변 환경과 따뜻한 인심, 도둑사고가 한번도 없었다고 자랑하는 주민의 말을 들으며,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인사 및 친절 너무 정겹게 여기고 돌아 왔어요. 주인 내외는 말할 것도 없지만 나흘간 식사를 챙겨주신 주인집 누님께 감사하고, 섬을 위해 노력하는 장주사, 길에서 우연히 만난, 자식을 공군에 보낸 예비군 중대장 출신의 아저씨 모두 감사드리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만나서 소주 한잔 나누시지요? 여천에서 11시 신기행 배를 타고서도 여유가 있으면 더 머무르고 싶은 던 곳 약속대로 내년에 꼭 다시 한번 찾을게요. 그때 만나요? 그리고 장주사, 주인(명광석) 대전을 지나는 길이 있으면 꼭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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