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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여행 후기

내사랑 금오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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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망망대해 조회 7,412회 작성일 09-04-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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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금오열도를 다시 찾는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시간은 두 시간 여 남짓 남아있지만 잠을 청하지 못하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수선을 떨며 배낭을 꾸려 놓고 금오도의 절경을 뇌리에 되새기며 전날의 餘酲(여정)으로 인한 속 쓰림에 냉수 한 사발 마신 후 집을 나선 뒤 십여 분 후에 중앙동 물량장 도선장에 도착하여 낯익은 이들과 인사를 하며 오늘의 일정에 대하여 의논을 한 후 개도-함구미-송고를 돌아가는 한려 훼리호에 승선을 하여 우리의 하선지인 함구미를 향하여 객선은 빠른 속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산행으로만 금오도를 찾는 것은 네 번째 이지만 항상 느낌은 처음으로 금오도를 찾는 기분이든다. 뱃전에 서있는 나는 이따금씩 떨어지는 장맛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줄줄이 늘어선 섬과 뱃고동소리와 갈매기의 울음소리 일행들의 세상사 이야기를 뒷전으로 한 채 멀리 보이는 백야대교를 바라보며 늘 하던 방식대로 나 혼자만의 깊은 감상에 빠져 어울리지 않는 시한 수를 지어내려고 애를 태우고 있다.
첫 기항지인 개도 선착장을 지나 함구미에 도착할 즈음 하늘은 시커먼 구름을 껴안고 우리일행을 시샘이라도 하듯 금방이라도 소낙비를 퍼부을 기세 등등한 자세로 우리일행이 하선 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하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썩 내키질 않는다.[img6]

곧이어 우리의 하선지인 남면 금오도 유송리 함구미에 도착하여 예정된 등산로를 따라 대부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뿌연 안개가 대부산 산허리를 감싸고 있어 정상은 보이지 않고 이따금씩 안개비가 땀방울과 어우러져 얼굴위로 흐르고 연신 땀을 닦고자 안경을 벗었다 썼다 연속으로 반복하며 등산로를 오르니 어느새 나의 눈앞에는 대부산 정상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남쪽으로는 끝없는 망망대해가 펼치어져 있고 저 먼 끝 수평선에는 하늘 옷자락이 내걸려 있는 것이 한 폭의 그림 이었다. [img1]

해발 382m인 대부산을 지나 문 바위 정상에서 내려다본 화태, 횡간, 두라, 나발, 월호, 자봉도 등 多島海(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제각기 자태를 뽐내며 海水面(해수면)에 우뚝 솟아있고 그 風光(풍광)이 한눈에 들어와 다도해의 絶景(절경)을 다시 한번 실감 하게하고 이따금씩 잔잔한 海水面(해수면)에서 심술꾸러기 너울파도가 일어나 섬 둘레에 부딪쳐 부서지며 하얀 피를 연신 토해내는 듯한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자면 마음 한 켠에는 어느새 뜨거운 熱情(열정)이 일어나 나도 모르게 시인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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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복되는 莊觀(장관)을 시기나 하듯 海水面에 물 안개가 피어올라 섬을 꿀꺽 삼켰다 내 뱉었다 하는 짓궂은 장난의 多島海의 絶景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고 가슴 한구석에는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을 이순간만큼은 주체할 길이 없었다.
아! 여기가 나의 故鄕(고향) 아니 내가 태어난 곳 麗水구나 내가 보고 싶다고 하면 언제나 찾아올 수 있고 항상 모든 사물들이 반겨 주는 곳 여기가 진정 나의 故鄕(고향) 麗水(여수) 난 새삼스레 여기가 나의 고향이라는 점에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 .
이 빼어난 絶景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고 한 소절의 時로 읊을 수만 있다면 아니 이런 風光을 모든 이들과 함께만 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앞서지만 오늘의 빠듯한 山行(산행) 일정에 문 바위에서만 지체할 수 없어 한동안 넋 잃었던 마음을 가다듬고 누에고치를 치고 베를 잘 짰다는 처녀의 전설을 지닌 옥녀봉을 향하여 다시금 산행을 시작하여 오솔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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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늘의 人間들이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고 자연 순수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빽빽한 나무 사이의 오솔길로 걸어가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소나무, 동백, 소사나무 등등이 하늘을 가리우며 저마다 내 뿜어낸 산소와 더불어 森林欲(삼림욕)을 즐기며 연신 흐르는 땀방울을 옷소매로 닦아내며 나무들 틈 사이로 언뜻언뜻 내다 보이는 다도해의 絶景을 바라보고 가던 길을 재촉하면 내 마음은 어느새 신선이 되어 울창한 숲과 코발트색 바다와 풀벌레와 호흡을 같이하며 일행들과의 행보를 뒤로한 채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오솔길에 늘어선 숲, 나무, 그리고 풀벌레가 “망망대해님 또 만나 반가워요” 라고 속삭이듯 하는 소리가 나의 귓전에서 맴돌 때 나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그래 너희들도 그 동안 잘 있었니” 하며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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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이 우리의 삶이고 인생이구나 라고 느끼고 있을 때 호주머니 안쪽에선 휴대폰 멜로디 소리가 연신 노래하고 들어보니 우리의 산악대장 뽈락님이 여천을 지나서 넓은 바위에서 민생고를 해결하자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버린 지 오래다. 배고픔도 잊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나의 뱃속에서도 꼬르륵 하며 시장기가 돈다.
우린 넓은 바위에 도착하여 저마다 배낭을 풀고 떠나 오기 전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서로 나눠먹고 오후 산행일정을 의논한 후 옥녀봉을 지나 우학리 까지는 오후 여객선 출항시간에 빠듯하니 대유로 하산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느진목 삼거리에서 대유로 내려가기로 하고 다시금 배낭을 메고 느진목 삼거리로 향하였다. 할미봉을 날쌔게 지나 느진목 삼거리에서 일행들의 행보를 점검하고 또다시 가보고 싶었던 옥녀봉, 검바위를 뒤로한 채 남면 금오도 유송리 대유부락으로 하산하여 마을어귀에 있는 주막에 들러 하산주를 시원하게 한잔씩 들이키니 산행으로 지친 피로가 일순간에 씻겨나가고 이드롱님이 피로에 지친 일행들의 心身(심신)을 익살과 재치로 풀어주고 주막집 노부부의 정겨움에 새삼 정감이 더 가고 하산주가 두 순배씩 돌고 나니 얼굴은 어느새 紅潮(홍조)빛을 띠고 내 자신은 自我陶醉(자아도취)되어 순간적으로 옛날의 기억들이 순간순간 뇌리를 스쳐가고 어느새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있다 일행들의 넋두리와 삶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작은 주막집에서 오늘의 금오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대유 선착장에서 출항지로 歸航(귀항)할 금오고속 훼리호에 난 금오도의 旅程(여정)을 뒤로한 채 객선에 승선을 하여 물보라를 일으키며 출항하는 객선의 船尾(선미)를 바라보며 갑작스레 쏟아지는 장맛비에도 아랑곳 않고 눈앞에 널려있는 다도해의 絶景에 思索(사색)에 잠겨 지긋이 눈을 감아보나 오늘 가보지 못한 느진목, 옥녀봉, 검바위, 동백군락, 억새군락 등등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특히 옥녀봉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망망대해의 수평선에서 불끈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은 太初(태초)의 시작처럼 황홀하다 못해 신비스럽기만 하다고 어느 누리꾼이 이야기 하였는데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다음에 다시 올 것을 약속하며 돌아가는 航路(항로)에 멀리 보이는 돌산도를 바라보며 있노라니 어느새 객선은 미끄러지듯 돌산대교를 빠져나가 출항지인 중앙동 물량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도착하여 일행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며 다음에 만 날것을 기약하며 오늘의 산행을 여기서 마무리한다. 끝으로 금오도 산행코스(11.88Km) 소요시간 : 약4시간30분
산행코스 : 함구미-대부산-문바위-할미봉-느진목-옥녀봉-검바위-우학리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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