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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안초등학교

구릿빛 멀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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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몽안 조회 92회 작성일 23-02-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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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친구들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금방 표가 납니다.
특히 아랫녘에서 올라온 멀마들 구릿빛 얼굴이 더욱 반갑습니다.

먼저 도착한 성기네 가족과 여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대전 현충원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우린 알아챘거든요.

“저기 뻘그스름한 옷 입은 멀마는 남용이..
그옆에 앉아 있는 멀마는 인철이...
그리고 옆에 희끄므리하게 생긴 멀마는 성긴갑다! ㅋㅋ"

"짜식들~ 전것들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금방 울 친군지 표가난당께~ㅎㅎ"

보세요. 시상에~ 살아있습디다. 괴기들만 빼고........

친구들 맥이겠다고 자연산 괴기들을 찾아 그 새벽에 돌산으로 어디로
날쌘돌이처럼 돌아댕기드만 그것도 모자라 칼이랑 도마랑 다 준비해 왔습디다.

투박한 손에 어울리지 않게 사시미를 어찌그리 정교하게 떠분지
지리탕 끓일때 살점이 모자라는 해프닝도 지팔자고요.ㅋㅋ

'진짜 오랜만이라믄서 니도 맑이 늙었다.'던 성기도
참, 중후하게 늙었습디다.

어디서 무얼하고 어찌께 살았능가를 다 알지는 못한다해도
어떻게 살고있는가는 금방 표가나지요.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몇번 오가다보믄
내 본분을 잃고 나는 금세 현실에 빠져들고 맙니다.
아마 부철이가 도착했을 때가 그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잖아도 가믄디 아쉽게도 부철이를 담지 못했거든요.

날아다니는 전복을 잡느라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보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초등학생이 따로 없습니다요.

잠깐이라도 친구들 보겠다고 먼 길 달려온 친구가
회비에 보태라며 금일봉을 주고 떠나는가 싶더니
지 얼굴 두배보다 더 큰 수박을 들고 다시 나타납디다.

그리고 그 밤을 가르며 달려온 친구도 금일봉을 내밀고는
다시 서울도 떠납니다.
오는길...
포기하고 말 수도 있었을 텐데
참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남친들은 옆방으로 떠나고
남게된 울 부부가 텔레비젼을 보려는데
거기 텔레비젼은 밤새 미성년자 관람불가입디다.
그래서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눈을 감았는데
전화벨 소리가 요란합니다.

옆방이었습니다.
남용이가 배고프다며
언능 일어나 전복죽 끓이랍니다.
영태를 델고가서 자라믄서요.

'시상에~몇신데 벌써부터 일어나서 난리다냐~'

겨우 눈을 떠 보니
세상도 눈을 뜨느라 부산합디다.
세상이 아무리 밝아도 제 눈이 떠져야 세상도 밝지요.
그래도 어찌하겠습니까~
객지에 나와서 젤 서러운 것이 배고픈거라
잘떠지지 않는 눈 겨우 떠서 전복죽을 끓이고
어젯밤 먹다남은 야채 걷절이도 했습니다.

그런데 옆방 멀마들 올 시간이 지났는데
감감 무소식이네요.
알고봉께 남용이가 다 깨워놓고 혼자 잠이들었다고요.
전복죽은 식어야 묵는다고 함시롱요~ㅠㅠ

살다~살다~ 시집살 때가 없응께
나가 남용이한테 시집살이를 다 항갑다 생각함시롱
어쨌꺼나 전복을 먹고낭께 안산사는 대영이가
밤새 일했다드만 도착했습니다.

그 친구를 위해 기쁘게 칼을 꺼낸 인철이가
다시 회를 뜨기 시작합니다.
진짜로 다행이었습니다.
그 귀한 것들을 오로지 칭구들 맥이겠다고 구해왔는데
우리가 냉겨불면 친구에대한 친구의 예의가
절대로 아니지요.
후식으로 성기가 사다준 수박도 썰었습니다.

이윽고 현충원에서 영태가 씨리 콘을 사주고 혼자는 딴 것을 묵고있는데 그
것을 그냥 지나칠 남용이가 아니지요.ㅎㅎ

에구, 인것들 또 갑오징어랑 깍대기랑 어찌고 저찌고 말이 많습니다.ㅎㅎ
그러다가 예리한 대영이가 새로운 것을 발견을 합니다.
비석에 쓰인 사망과 순직과 전사에 관하여 나름의 추측과 논리와 억측이 난무한데

영석이는 이찔랑가 몰라고
영석이 이웃들이 그동네 파출소에다 소음공해가 심하다고
신고를 했을 것 같습니다.

어딜가나 진지한 대영이가
내 이름을 대표로 방명록을 진지하게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배가 끝난 친구들에게 멀 받아왔다고
하나씩 나눠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맨 먼저 그것이가 궁금한 짱아가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려옵니다.

그리고 곧 기이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그것이가 금뺏지도 아니고 금딱지도 아닌데
울 친구들 참으로 진지하게
그것으로 그 비싼 옷에 구멍을 뚫어 달아붑니다.ㅋㅋ

참으로 진지하게.......

그리고 서로를 쳐다본 눈망울은
니 갯짐은 몇개고 내 갯짐은 몇개 하던
초등생을 닮았습니다.

언제나 그들을 만날때면
그동안 잃었던 보따리를 찾아옵니다.
한동안 품고 살아갈
내 초등시절 웃음의 보따리를!
 

댓글목록

<span class="guest">두몽안</span>님의 댓글

두몽안 작성일

우리가 묵고잡은 갯것만 생각하느라 육것을 먹고자븐 해안가 칭구들 생각이 못해분것이 영 맘에 걸려서 내년에는 육것을 육것에 사는 칭구들이 준비해서 내려갈란다. 그러니까 내년에는 어디 넓은 터에가서 족구도 한판하고 고기구워 점심묵고 헤어지자.

<span class="guest">하성기</span>님의 댓글

하성기 작성일

짜슥들.... 애썼다~


20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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