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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안초등학교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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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몽안 조회 91회 작성일 23-03-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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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친구야
너도 생각나니?

그러니까...
연분홍 복사꽃이
친구네 마을을 덮기 전이었을 거야.
우린 그때 참 귀했던 카메라를
그 섬에는 하나밖에 없는 사진관에서 빌렸지.
그리고 너랑 나랑 또 우리 친구랑
참 여러 곳엘 갔던 것 같다.
 

독서를 하는 소녀다리에 걸터앉아
우리가 저 사진을 찍을 때
우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어떤 날엔 너와 내가 토라져
표정만 봐도 그냥 미울 때가 있었지.
또 한편 그런 우리들 모습이
얼마나 짠해보였던지...
그런 내 감정이 보일세라
웃음뒤란에 꼭꼭 숨겨두곤  했었단다.
그런데 내게는 그때의 버릇이
지금도 있는 것 같다.

언젠가 그랬지...
아파보지 않고서는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세상의 모든 이치는 그런 것 같다.
설령 그 아픔을 안다고 해도
너와 내가 아니면
우리가 걸었던 그 길을
그 누가 알아 볼 수 있을까.

친구네 집 수돗가 동백나무와
온화했던  친구네 방.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날들을 기억하게 하는
그리운 한 친구가 있었지.

어느 가을자락
선창가를 거닐며 불렀던 옛 시인의 노래를
아마 그 친구도 기억하고 있을 거야.
그렇다면 그 친구도
허기진 우리의 우정을
언젠가  채워 주겠지.

영영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
한 번쯤은 그 시절로
다녀오고 싶다.

그러나 이제는
넓은  세상에서 본 수 많은 사연들이
그때 만났던 순수의 빛깔을
볼 수 없게 할지도 몰라.
어쩌면 그 시절들은
물거품처럼 사라진
환영이었을지도 몰라.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
그립다는 말...
그 아릿한 말들이
절로 나오던 그런 날들이 있었지.

그렇게 친구야...
내게는 간절한 그리움이 있구나
그 푸른 날들에 남겨두었던 우리들의 추억과
풀꽃같이 어여쁜 내 친구들이... 

댓글목록

<span class="guest">하성기</span>님의 댓글

하성기 작성일

정말이지 정말 예전으로 돌아 가고픈.... 하지만, 나중에 나중에 지금을 그리워 할때 좋은 추억이 되도록 살자꾸나...

<span class="guest">두몽안</span>님의 댓글의 댓글

두몽안 작성일

오늘도 내일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되어요.
우리들 이렇게, 이렇게만... 살아요.

10.3.7

<span class="guest">지원맘</span>님의 댓글

지원맘 작성일

고이고이 간직하고픈 소중한 추억 ..정말로 그립다ㅠ 그리고 친구야 사랑해

<span class="guest">두몽안</span>님의 댓글의 댓글

두몽안 작성일

언제 댕겨 갔니...잘 지내고 있지? 보고프다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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